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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에 곱게 칠한 파스텔 톤 배경 위에 잎이 흐드러지는 나무들이 자리를 잡았고 그 사이사이에 안락한 소파·장난감 의자·흔들거리는 그네 등이 등장한다. 상식을 벗어난 자연과 인공이 이질적으로 공존하며 몽환적인 분위기를 이룬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그림마다 등장하는 흑백의 격자무늬의 길이다. 일렁이는 이 길은 뫼비우스의 띠처럼 끝없이 반복되며 벗어날 수 없는 일상을 암시하는 듯하다. 하지만 동시에 ‘오즈의 마법사’가 사는 성으로 향하는 노란 벽돌길 같은 안내자이자 비밀의 정원으로 향하는 탈출구의 역할을 한다.
숙명여대 출신인 작가는 지난해 홍콩과 싱가포르에서 열린 ‘어포더블 아트페어’에 참가하는 등 왕성하게 활동중이다. (070)8244-0604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