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제과 ‘빼빼로’ 빼빼로데이 기획 제품군 /사진제공=롯데제과
11월 11일을 추억할 때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바로 ‘빼빼로’다. 한 제과업체의 막대과자 상품을 가족,친구, 연인끼리 선물하는 기념일 때문이다. 최근에는 단순히 상품을 사서 주는 데 만족하지 못한 젊은 세대가 자기 식대로 만들거나, 새롭게 포장하는 것도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빼빼로 데이는 “제과 업체의 상술이다”, “과소비를 조장한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보내는 이도 적지 않지만, 저렴한 과자로 자신들의 마음을 전달한다는 의미 때문에 전 세대에 걸쳐 사랑 받고 있는 기념일이다.
1. ‘빼빼로 데이’의 유래에 대해서 알고 계시나요?
1993년경 영남지방의 모 여자중학교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을 뿐 정확한 유래는 알 수 없다. 서로 날씬해지라고 격려해주는 의미에서 젓가락처럼 날씬한 빼빼로를 건네준 것이 그 시작이다.
2. 11월 11일은 ‘빼빼로 데이’만은 아니죠
‘가래떡 데이’를 맞아 가래떡을 시장 손님들에게 나눠주고 있는 상인./서울경제DB
11월 11일은 농업인의 날, 가래떡 데이, 보행자의 날, 지체장애인의 날, 눈의 날, 빼빼로 데이, 우리 가곡의 날, 젓가락의 날, 레일 데이, Turn Toward Busan (UN참전용사국제 추모행사일), 해군 창설기념일 등 다양한 기념일로 지정돼 있는 날이다. 3. ‘마케팅 전쟁’으로 번질 뻔한 빼빼로 데이
빼빼로와 우리나라 막대과자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포키./서울경제DB
일본에는 우리나라의 빼빼로와 비슷한 ‘포키’라는 과자가 존재한다. 포키 생산사인 ‘글리코’가 초콜릿을 코팅한 프레첼 스틱을 처음 만들어낸 것은 1966년이었고 롯데가 빼빼로를 출시한 것은 1983년이라는 사실 때문에 빼빼로가 포키를 모방했다는 주장이 있었지만 롯데가 강력 부인하면서 사태는 일단락.1999년부터 일본에서도 ‘포키 데이’가 만들어졌다. 정확한 단어 표현은 포키&프랏츠의 날(ポッキ?&プラッツの日).
4. 중국에서 11월 11일은 ‘솔로데이’
‘솔로데이’ 마케팅으로 큰 성공을 거둔 알리바바의 타오바오 콜센터./서울경제DB
‘1111’이 혼자 서 있는 사람 모양을 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인들은 11월 11일을 ‘솔로데이’라는 기념일로 삼은 것이다. 중국인들은 이날 ‘유타오’라는 길쭉한 모양의 밀가루 튀김을 나눠먹는 풍습이 있다. 또한 이날은 중국인들에게 ‘최대 쇼핑의 날’이기도 합니다. 지난 2009년 인터넷 쇼핑몰 ‘알리바바’가 이날 독신자를 위한 세일을 본격적으로 시작했기 때문이다. 70~80%에 달하는 ‘파격적인’ 할인율로 인해 중국 곳곳에서 배송전쟁이 벌어지기도 한다.
5. ‘빼빼로 데이’ 기간에만 500억원 매출?
3일 서울 홈플러스 영등포점 빼빼로 제작소에서 모델들이 다양한 모양으로 만들어진 빼빼로를 선보이고 있다./서울경제DB
국내 막대과자 시장에서 80%가 넘는 점유율(빼빼로와 유사한 ‘포키’를 국내에서 생산하는 글리코해태는 약 20% 정도를 점유)을 가지고 있는 롯데제과는 ‘빼빼로 데이’ 앞 뒤로 2주 동안 500억원이 넘는 돈을 벌어들였다. 연 매출(2015년 기준 1,060억원)의 절반 정도를 2주 만에 벌어들이는 것이다. 6. 대구에서 11월 11일은 ‘출산장려의 날’
올해로 7회째를 맞는 대구광역시의 ‘출산장려의 날’은 11월 11일이다. ‘11(둘)이 만나 11(둘)이상 낳자’라는 의미에서 11월 11일을 ‘출산장려의 날’로 지정한 것. 지난 2010년부터 시작돼 매년 이날이 되면 시에서 주최하는 기념식을 갖고 출산장려 유공자 및 기관에 대한 표창을 수여한다.
7. ‘빼빼로 데이’도 요일을 탄다?
많은 사람들이 챙기는 ‘빼빼로 데이’도 요일을 탄다. 국내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주말보다 평일이 매출이 많고, 그 중 금요일이 가장 높은 매출을 보인다고 한다. ‘빼빼로 데이’가 금요일이었던 지난 2011년에 비해 일요일이었던 2012년에 전년 대비 매출액이 A사는 15.8%, B사는 6%가 감소했다.
올해는 ‘빼빼로 데이’가 금요일로 정해짐에 따라 높은 매출을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는 유통 업계의 기대감이 한껏 높은 상황이다.
8. 지금까지 팔린 빼빼로 다 이으면 지구 10바퀴?
지난 1983년부터 시중에 유통된 빼빼로는 지난 9월까지 총 약 26억갑이 팔렸다. 시중에 판매되는 초콜릿 빼빼로 상자를 길게 이었을 때는 지구를 약 10바퀴(약 40만km) 돌 수 있는 길이가 되고, 우리나라 모든 국민이 52갑씩 먹을 수 있는 양이다.
9. 미국 교과서에 등장한 ‘빼빼로 데이’
미국 초등학교 참고서에 등장한 ‘빼빼로 데이’./사진제공=롯데제과
지난 2010년 미국 초등학생들이 배우는 참고서(READING FOR THE GIFTED STUDENT)에 ‘빼빼로 데이’가 소개됐다. 밸런타인 데이처럼 진심을 전하는 각 나라의 기념일을 소개했는데, 아르헨티나의 ‘친구의 날(7월 20일)’, 브라질의 ‘남자친구, 여자친구의 날(6월 20일)’ 등과 함께 등장했다.10. 가장 많이 챙기는 기념일에 선정된 ‘빼빼로 데이’
지난 해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성인남녀 567명을 대상으로 ‘가장 많이 챙기는 기념일’을 조사한 결과 ‘빼빼로 데이’가 72.8%의 응답률로 1위를 기록했다. 2위는 밸런타인데이(72.4), 3위는 화이트데이(56.7%), 4위는 삼겹살데이(13.6%)가 올랐다.
11. 한류 스타가 된 ‘빼빼로 데이’
한국에서의 인기 못지않게 세계적으로도 ‘빼빼로 데이’는 인기다. 빼빼로 수출액은 2013년 2,000만 달러, 2014년 3,000만 달러, 그리고 2015년 4,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30% 이상 증가했다.
또한 2012년에는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학생들이 대학 캠퍼스에서 빼빼로데이 행사를 펼치기도 할 만큼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기념일로 자리 잡았다.
/이종호기자 phillie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