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네트웍스, 패션사업 이달 말 현대百에 판다

수입 브랜드 판권 문제 해결

타미힐피거
통 큰 베팅으로 동양매직을 사들인 SK네트웍스가 현대백화점(069960)에 패션사업을 3,000억원에 이 달 말 매각한다. SK네트웍스는 패션사업 매각을 통해 렌터카, 이동통신 등 기존시업과 동양매직의 정수기 등 생활용품 리스 사업에 집중하며 시너지효과를 높일 계획이다.

1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네트웍스는 현대백화점에 패션사업부문을 매각하는 계약 체결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매각에 정통한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SK네트웍스와 현대백화점 간의 매각협상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며 “조만간 협상이 마무리되고 본 계약 체결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그동안 매각 협상의 발목을 잡아오던 수입 브랜드의 판권 문제는 계약 연장 등을 통해 해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SK네트웍스가 판권을 보유한 일부 수입 브랜드가 라이선스 종료에 맞춰 다른 회사와 판권 계약을 추진하거나 국내 직 진출을 검토하면서 매각에 걸림돌이 돼왔다. 때문에 현대백화점은 SK네트웍스가 보유한 브랜드 가운데 일부만 분리해 인수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하지만 수입 브랜드와의 판권 문제가 해결되며 패션 브랜드 전체를 일괄 매각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SK네트웍스는 오브제·오즈세컨·세컨플로어 등 자체 브랜드와 캘빈클라인·타미힐피거·DKNY·클럽모나코 등 해외 수입 브랜드의 판권을 포함해 총 12개 패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 패션사업의 지난해 매출은 5,652억원으로 매출 기준 국내 5위 규모다. 지난 2012년 한섬을 인수한 현대백화점이 SK네트웍스의 패션부문까지 가져갈 경우 신세계인터내셔널을 제치고 삼성물산(028260)과 범 LG가 계열의 LF(093050)에 이어 업계 3위로 올라서게 된다.

SK네트웍스는 지난달 생활가전 렌털업계 3위 동양매직을 6,100억원에 인수한 데 이어 패션사업 매각까지 마무리 짓게 되면 본격적인 체질 개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SK네트웍스는 지난 3월 최신원 SKC(011790) 회장이 대표이사로 부임한 이후 ‘선택과 집중’을 통한 사업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렌터카사업이나 이동통신사업 등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동양매직을 인수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지난해부터 수익성이 악화 되고 있는 패션사업을 매각해 내실을 다진다는 계획이다.

/김현상기자 kim012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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