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 승리 이후 첫 언론 인터뷰에서 “상황이 달라졌다(It‘s different now)”면서 앞으로는 거칠고 분노에 찬 언변을 일삼았던 후보 시절과 달리 보다 긍정적인 면모를 보일 것임을 시사했다고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인터뷰에서 대선 전 ‘최악의 정책’이라며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웠던 오바마케어 중 일부 조항을 존속시키는 방안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혀 차기 정권이 정책 면에서도 보다 타협적인 행보를 나타낼 가능성을 드러냈다.
트럼프 측은 중국산 제품에 4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던 발언도 슬그머니 물리고 있다. 트럼프의 ‘취임 100일 구상’ 자문역을 맡았던 윌버 로스는 이 문제에 대해 “발언이 와전됐다”며 “실제로는 위안화가 45% 과대평가돼 있으며 그들이 (이를 시정하기 위한) 협상에 응하지 않는다면 45%만큼의 관세를 협상 수단으로 삼을 수 있다고 말한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 매체들은 트럼프 당선인이 자신의 상징적 공약이 돼버린 멕시코 국경의 ‘장벽’ 설치에서 ‘울타리’를 치는 정도로 물러설 가능성을 제기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발을 뺄 것이라는 외교구상 역시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들의 우려와 달리 현실적으로는 별다른 정책 변화를 초래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WSJ는 한국과 일본이 과거 트럼프의 주장과 달리 이미 거액의 방위비를 분담하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면서 그의 태도변화 가능성을 제기했다.
다만 TPP가 사실상 폐기되고 트럼프의 정권인수위원회가 ‘취임 100일’ 구상으로 중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북미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등을 명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국의 이익’을 위한 트럼프의 보후무역 강화와 그 과정에서 빚어질 중국과의 마찰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경립기자 kls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