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 아이젠버그 뱁슨칼리지 석좌교수가 14일 서울 서초구 팔래스호텔에서 열린 ‘2016 세계 기업가정신 주간 한국행사에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사진제공=중소기업청
“기업가정신을 확산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스타트업을 창업하도록 장려하는 것보다 기존의 기업들이 매출 규모를 키울 수 있도록(스케일업) 정책의 방향을 바꿔야 합니다.”
‘하버드 창업가 바이블’ 저자로 유명한 다니엘 아이젠버그 벱슨칼리지 석좌교수는 14일 서울 서초구 팔래스호텔에서 열린 ‘2016 세계 기업가정신 주간 한국행사(GEW KOREA 2016)’에서 ‘누가 기업가 정신 생태계를 만드는가’ 주제의 강연을 통해 한국에 기업가 정신이 확산되게 하려면 ‘스타트업(Start-Up)’보다 ‘스케일업(Scale-Up)’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이젠버그 교수는 하워드 슐츠가 스타벅스를 인수해 성공한 사례를 들며 “기업가 정신은 반드시 제품이 혁신적이어야 하거나 스타트업이 주체가 돼야 할 필요는 없다”며 “혁신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창업 활동 그 자체에만 집중하지 말고 적극적인 세일즈(판매활동)를 통해 회사의 규모를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이젠버그 교수는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에서 11년간 강연해 온 기업가정신 분야 전문가로 현재는 뱁슨 칼리지에서 예비 창업자들을 교육하고 있다.
그는 이날 기조강연을 통해 기업가 정신의 핵심 요소를 ‘혁신’, ‘스타트업’, ‘시장 파괴’ 등에서 찾는 사람들이 많은 데 이는 잘못된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아이젠버그 교수는 “기업가정신의 시작은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 것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내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적극적인 세일즈로 기업이 규모를 키우면 그 이후의 성장은 기업들이 알아서 하게 되고 인재들이 스스로 창업을 하는 게 더 이익이라는 것을 느끼고 행동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창업 정책의 문제들도 기업의 규모를 키우는 것에 초점을 맞추면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아이젠버그 교수는 “현재 여러 국가들의 상황을 보면 국가 경쟁력이 우수할수록 오히려 스타트업 기업 수는 적고 스타트업 정책에 드라이브를 건다고 해서 경제가 급성장하거나 일자리가 많이 창출되지 않는다”며 “한국을 비롯해 다양한 국가들이 창업을 독려하는 정책을 하고 있는데 이것보다는 기업들의 규모를 키우는 데 초점을 맞추면 창업과 관련된 부수적인 문제들이 모두 해결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날 행사에는 주영섭 중소기업청장과 남민우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 이사장 등 국내외 인사 400여명이 참가해 기업가 정신을 확산하기 위한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특히 주 청장은 “기업가 정신은 창업가에게만 한정된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일상 생활에 필요한 기초 역량”이라며 “기업가 정신 확산을 통해 우리나라가 직면한 경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광우기자 press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