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리아·몰도바, 러 입김 세진다

친러 성향 후보 나란히 대통령 당선

13일(현지시간) 불가리아와 몰도바에서 치러진 대통령선거 결선투표에서 친러시아 성향 후보들이 당선됨에 따라 동유럽에 대한 러시아의 입김이 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불가리아 대선 결선투표가 99.3% 개표된 상황에서 루멘 라데프 무소속 후보가 59.4%의 지지율로 36.2%를 득표한 체츠카 차체바 유럽발전시민당(GERB) 후보를 눌렀다. 라데프 후보의 당선이 유력해지자 친유럽 성향의 보이코 보리소프 불가리아 총리는 패배의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사회당의 지지를 등에 업은 라데프 후보는 전투기 조종사 출신인 정치 신인이다. 그는 선거운동에서 크림반도 병합 이후 러시아에 부과된 서방의 경제제재를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친러 성향을 드러냈다.


다만 라데프 후보는 불가리아가 친러 노선으로 회귀하더라도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탈퇴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옛 소련에 속했던 동유럽 소국 몰도바에서도 2차 결선투표 결과 친러 성향의 이고르 도돈 사회주의자당 후보가 대통령으로 뽑혔다. 몰도바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98%의 개표가 진행된 가운데 도돈 후보가 54%를 얻어 경쟁 후보를 8%포인트 차로 제쳤다.

도돈 후보는 러시아와의 전략적 협력관계를 전면 복원하고 국민투표를 통해 지난 2014년 EU와 체결한 협력협정을 무효화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어 당선됐다.

두 선거 결과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러시아가 동유럽에서 두 동맹국을 얻었다”며 “옛 소련 붕괴 이후 동유럽을 재편했던 EU라는 결속체에 점점 틈이 벌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연유진기자 economicu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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