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업 악재 뚫고 안정적 가동 시작한 현대케미칼

강명섭 현대케미칼 대표(부사장)
상업가동을 시작한 충남 대산 소재 현대케미칼 공장의 모습. /사진제공=현대오일뱅크




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이 1조2,000억원을 합작 투자한 현대케미칼이 드디어 상업가동을 시작했다. 현대케미칼은 국내 최초의 정유사·석유화학사 합작 사업이라는 의미도 크지만, 그간 현대중공업그룹·롯데그룹에 쏟아진 악재 속에서도 순탄하게 진행돼 제품 생산에 이르렀다는 평가가 많다.

현대케미칼은 충남 대산의 혼합자일렌(MX) 공장을 준공하고 본격적인 제품 생산에 돌입했다고 15일 밝혔다.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내 26만㎡(약 7만8,650평) 부지에 들어찬 현대케미칼 MX 공장은 하루 13만 배럴의 콘덴세이트유를 정제해 각종 화학 제품의 원료인 MX와 경질납사를 각각 연 120만톤, 100만톤씩 생산한다. 경유과 항공유 같은 고부가 석유제품도 일일 약 5만배럴씩 생산한다고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설명했다.


현대케미칼은 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이 60대40 지분 비율로 1조2,000억원을 투자해 2014년 설립한 합작 법인이다. 그간 수입에 의존하던 원료들을 자체 생산하기 위한 두 회사의 공조다. 현대케미칼이 만든 경질납사는 파이프라인을 통해 롯데케미칼로 전달되며 MX는 현대오일뱅크와 일본 코스모오일의 합작사인 현대코스모와 롯데케미칼이 제공받는다. 경유·항공유는 현대오일뱅크가 가져간다. 현대오일뱅크는 “현대케미칼을 통한 수입대체효과가 총 2조5,000억원에 이른다”고 강조했다.

현대케미칼은 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을 둘러싼 풍파 속에서도 차질없이 기한 내 건설을 끝냈다. 현대오일뱅크의 모기업인 현대중공업은 조선업 장기 불황을 만나 올 상반기까지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롯데케미칼은 롯데 총수 일가 비자금 의혹과 관련해 올 6월부터 검찰의 강도높은 수사를 받아야 했다. 허수영 롯데케미칼 대표(사장)는 출국금지 조치를 당했다 최근 해제되기도 했다.

현대케미칼이 무사히 상업 가동을 시작하면서 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은 미래 성장을 위한 필수 동력을 확보했다고 자평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1996년 이후 20년만의 최대 규모 증설에 해당하는 현대케미칼 덕분에 원유정제 능력이 일일 39만배럴에서 52만배럴로 불어났다. 대산 공장의 정제 능력 순위도 단일 정유 공장 기준 세계 22위에서 11위로 뛰어올랐다. 롯데케미칼 역시 우후죽순 돋아나는 신흥국의 화학 공장 때문에 최근 수급이 불안정했던 석유화학 원료를 안정적으로 조달할 통로를 얻었다.

강명섭 현대케미칼 대표(부사장)는 “한국을 대표하는 정유사와 석유화사의 첫 합작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돼 기쁘다”며 “현대케미칼의 안정 가동을 통해 국내 MX 수급 안정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이종혁기자 2juzs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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