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서울시는 내년 당초예산안을 총 29조6,525억원으로 편성하고 특히 청년 지원 사업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해 3,000명을 대상으로 75억원을 지원한 청년수당 사업 예산을 내년 150억원 규모로 확대했다. 또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679억원을 들여 공공부문 일자리를 만든다.
부산시는 10조920억원의 내년도 예산안을 편성했다. 일자리 창출과 미래산업 투자, 서부산 글로벌시티 개발사업 등 6대 분야 20개 핵심추진과제에 중점 배분했다. 6대 미래산업 클러스트 육성 등 연구개발(R&D) 기반 미래 성장동력 확충에 945억원을, 창업지원플렛폼 구축 등 성공적인 창업생태계 모델을 구축하는데 181억원을 투자한다.
인천시는 내년 예산안을 올해보다 1.5% 늘어난 8조 3,123억원으로 잡았다. 이중 7,171억원은 빚을 갚아 채무비율을 25.9%까지 낮추기로 했다. 시의 내년 예산안을 살펴보면 의료·생계급여 등 복지안전벨트 구축에 7,050억원, 기초연금과 노인요양시설 운영 등 건강한 노후 지원 강화에 5,997억원 등 복지사업에 2조4,661억원을 배정했다. 사상 처음으로 7조원을 돌파한 내년도 대구시 예산안은 미래 신성장동력 창출 분야에 중점을 뒀다. 이를 위한 투자를 위해 올해보다 575억원 늘어난 1,148억원을 책정했다. 대구시는 이를 기반으로 전기자동차 보급 확대 및 공용 충전인프라 확충, 국제미래자동차 엑스포 개최, 지능형 전력망 구축 등에 본격 나설 방침이다. 광주시는 아시아 문화전당 활성화 및 문화콘텐츠 구축 사업에 336억원, 청년 도시 정책추진 사업에 271억원, 친환경 자동차 클러스터 조성에 224억원 등 아시아 문화전당 운영과 친환경 자동차 사업 등 역점 시책에 중점 배분했다. 올해 태풍과 지진 등 자연재난에 시달린 울산시는 안을 강화에 많은 예산을 투입한다. 울산의 안전 예산은 전년 대비 126.6% 늘어난 1,279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원전 안전도시 종합계획과 산업단지 안전관리 등 종합적인 시민안전대책을 수립한다.
지자체들의 내년 예산에도 최순실 후폭풍이 불고 있다. 청와대 ‘비선실세’들이 각종 문화사업이나 창조경제에 검은 손을 내민 것으로 속속 밝혀지면서 이와 관련한 지자체의 사업도 안갯속에 빠졌다. 강원도는 내년이 평창동계 올림픽 대회 개최 이전 올림픽 붐을 조성하는 마지막 해라는 점에서 국내외 홍보 강화와 각종 행사·축제 등 사업에 4,093억원을 들인다. 하지만 최순실 게이트에 평창 동계올림픽 사업이 연루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국비 지원이 축소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문화 사업도 제동이 걸리고 있다. 전북도가 추진하고 있는 ‘지역거점형 문화창조벤처단지’는 중단 위기감이 조성되고 있다. 대전시의 문화창조융합벨트 유치 구상도 ‘문화계 황태자’ 차은택씨의 이권 개입 정황이 드러나면서 문체부가 대대적인 예산 삭감을 예고하고 나서 계획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경기도의 K-컬처밸리 사업의 정상 추진 역시 불투명해졌다. 또 창조경제센터 관련 예산도 도마에 올랐다. 서울시가 지난 10일 가장 먼저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와 관련해 편성했던 20억원을 전액 철회하면서 타 시·도의 예산편성에 영향을 주고 있다. 전남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애초 지난 4일 전남 나주 한전 본사에서 ‘2센터’ 개소식을 계획했지만 연기했고, 대전시의회도 창조경제혁신센터 관련 내년도 예산 15억원의 삭감 여부를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한 지자체 예산 담당자는 “‘최순실 예산’이란 오해를 받지 않기 위해 지난해까지 쓰던 ‘창조’란 단어를 전부 들어냈으며 ‘문화융성’ ‘융합’ 등도 피하고 있다”고 전했다.
/울산=장지승기자 jjs@sedaily.com·전국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