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국제커피기구(ICO)에 따르면 스타벅스커피 등 고급 커피용으로 주로 사용되는 아라비카 원두 선물가격은 파운드당 1.55달러까지 올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7%나 급등했다. 인스턴트 커피용으로 주로 쓰이는 로부스타 원두 선물가격도 파운드당 1.08달러까지 오르면서 작년 동기 대비 30.1%나 껑충 뛰었다.
로이터통신은 아라비카 원두 선물가격이 올 연말 파운드당 최고 2.2달러대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들어 커피원두 가격이 이처럼 오른 것은 엘니뇨의 영향으로 브라질과 베트남 등 주요 커피 역산지에 극심한 가뭄이 들면서 작황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또 중국과 브라질 등 신흥국의 커피 소비가 크게 증가한 것도 원두 선물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커피원두값이 오르자 스타벅스는 올해 중국과 미국에서 잇따라 커피음료 가격을 올렸다. 중국 최대 커피체인점이기도 한 스타벅스는 지난 6월 중국 내 2,200여 개 매장에서 판매하는 각종 커피음료 가격을 4년 만에 최고 355원 올렸으며 7월에는 미국 내 매장에서 파는 음료 가격을 종류별로 10~30센트 인상했다.
국내에서는 스타벅스가 지난 2012년과 2014년 커피음료 가격을 인상한 뒤 2년 4개월 넘게 가격을 올리지 않고 있다.
스타벅스커피 코리아 관계자는 “올해 들어 커피원두값과 매장 임대료, 인건비 등이 크게 오르는 등 가격 인상 요인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현 시점에서는 커피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남양유업과 매일유업 등 커피음료 매출 비중이 큰 유업체들도 당장은 가격을 올릴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최근 실적 부진이 심화하면서 경영압박을 해소하기 위해 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커피전문점 폴바셋을 운영하는 매일유업 관계자는 “올해 들어 커피원두 가격이 크게 올라 가격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원두 가격 인상 추세가 장기화하면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스타벅스나 폴바셋 등이 지금은 6개월~1년 전 선물거래로 확보한 커피원두로 제품을 만들고 있어 가격을 당장 올리지는 않을지 몰라도 원두값 상승 추세가 장기화하면 인상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농무부의 보고서에 따르면 가공 전 원두의 가격이 파운드당 10센트 오를 때마다 스타벅스 등 커피전문점의 제품 가격은 평균 2센트씩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미라기자 lucidmir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