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 작심 대표가 작심 독서실 목동점 입구의 부엉이 마크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사진제공=작심
어두운 공간에 똑같은 책상이 일렬로 배치된 독서실에서 공부를 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잠들곤 한다. 펜 떨어지는 소리에 놀랄 정도로 고요한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종종 있다. 공부하겠다는 마음은 환경을 핑계 삼아 곧 사라지기 일쑤다. 강남구 작심(ZAKSIM) 대표는 이런 점을 안타까워하며 공부를 하겠다고 ‘작심’한 학생들이 그 의지를 지켜나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15일 서울 강남역 근처 위워크 사무실에서 만난 강 대표는 “작심삼일이란 말은 부정적이지만 공부하겠다고 마음먹는 의지 자체는 박수 쳐 줄 일”이라며 “그 마음을 유지할 수 있도록 좋은 환경을 제공하겠다는 것이 작심 독서실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작심은 천편일률적인 독서실 시장에 글로벌 명문대학교 테마를 가져왔다. 뉴욕대학교 등 해외 명문대학교를 졸업한 작심의 창업자들이 낸 아이디어다. 해외 명문대 학생들이 시험기간이 아닌 평소에도 도서관 생활을 즐기고 장시간 넘게 공부하는 것을 보며 그 학교들처럼 환경을 바꿔보자는 생각을 떠올렸다. 작심 독서실에 마련된 옥스퍼드 룸은 실제 해당 대학교 인테리어와 똑같이 아이보리 색깔의 밝은 공간으로 디자인됐다. 특히 옥스퍼드 대학교 내 100개가 넘는 도서관 중 가장 먼저 설립된 보들리안 도서관처럼 벽돌과 남색 기둥으로 디자인했다. 옆 사람과 팔꿈치가 부딪히지 않도록 자리 중간에 설치된 나무판도 그대로 옮겨왔다. 백색 소음기와 산소 발생기도 모든 방에 마련돼 있다. 또 독서실 내에 카페가 마련돼 있고 스터디룸도 제공된다.
서울 목동점 작심 독서실 내 옥스퍼드 룸에 책상들이 마련돼 있다. 기존 독서실과 다르게 밝은 분위기가 인상적이다./사진제공=작심
작심 독서실은 창업한 지 5개월 만에 23호점까지 계약된 상태다. 빠른 성장은 강 대표가 그 동안 교육업계에서 쌓아놓은 신뢰 덕분이다. 그는 3년 전 청소년들에게 다양한 직업군 멘토를 연결해주는 교육 서비스를 먼저 창업했다. 약 150개 학교의 자유학기제 때 멘토를 연결하면서 그는 업계에서 유명 인사가 됐다. 그는 “젊은 친구들이 모여서 일하는 것을 불안하게 보는 사람들도 있지만 젊기 때문에 열정과 패기가 있고 교육서비스 사업의 결과물이 있기 때문에 믿어도 된다는 이미지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지역에 따라 한 달에 14만~21만원 정도인 독서실 사용료가 저렴한 것은 아니다. 이를 고민하던 강 대표는 자유석 제도를 만들었다. 가맹점 주인과 협의해서 해당 지역에 공부하고 싶은데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이 있으면 학교에서 매달 3명씩 추천을 받아 일일 자유석 자리를 주는 제도다. 그는 “공부하려는 마음만 갖고 찾아 오면 어떻게든 도와주겠다는 것이 우리 회사의 목표인 만큼 사업이 커지면 자유석 제도를 더 늘려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백주연기자 nice89@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