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박근혜 대통령이 검찰 수사를 연기해달라고 한 데 대해 “제정신인가 묻고 싶다”며 강도 높은 검찰 수사를 주장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서 박범계 민주당 의원 등의 ‘우병우 구속수사 촉구’ 농성장을 방문해 “박 대통령이 지금처럼 수사를 거부하거나 검찰에 협조하지 않으면 검찰은 박 대통령을 형사소송법상 지위를 피의자로 하고 더 강도 높은 수사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전 대표는 “검찰 수사를 믿지 않는다”는 발언으로 검찰을 압박했다. 그는 “전 솔직히 검찰을 믿지 않는다”며 “이번 기회에 검찰이 스스로 정치검찰의 행태를 벗어던지지 못한다면 검찰을 손봐야 한다는 국민 여론이 임계점을 넘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검찰이 이를 탈피하기 위해서는 박 대통령을 제대로 수사해야 한다”며 “최순실 게이트의 주범이 박근혜 대통령이란 사실을 국민들이 다 알고 있다. 오늘 농성장 방문이 정치검찰의 행태를 벗어던지길 촉구하는 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문 전 대표는 여야가 제출한 특검법의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문 전 대표는 여야가 발의한 특검법이 15년 이상 판검사 경력을 가진 현직 변호사에 한해 특검 자격을 주는 데 대해 “전직 대법관이나 15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훌륭한 법조인들 중에 변호사 활동을 하지 않는 분도 계시지 않느냐”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문 전 대표가 채동욱 전 검찰총장을 의식한 것 아니냐고 관측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제안한 정치지도자 회의 추진에 대해 “그것도 좋은 방안이라고 본다”면서 “단 안 전 대표는 새누리당 의원까지 포함하자고 했지만 새누리당이 최순실 게이트에 대해 반성하지 않고서는 협의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박형윤기자 mani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