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호(왼쪽)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도날드 만줄로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과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기획재정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고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을 가장 먼저 실행할 것이란 관측이 미국 전문가 사이에서 나왔다.
16일 도날드 만줄로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 클로드 바필드 미국기업연구소(AEI) 선임연구원,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 등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만나 “중국의 환율 조작국 지정 및 북미자유무역협정 재협상 등이 트럼프 신 행정부의 최우선 과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들은 “미국 내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우호적 평가가 많다”며 “재협상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만줄로 소장은 미 공화당 소속으로 하원에서 10선을 한 정치 베테랑이며 클링너 연구원은 중앙정보국(CIA) 한국지부 국장을 지난 1993년부터 1994년까지 지냈다. 이번 만남은 미국 주요 싱크탱크의 국회교류프로그램 참석차 이들이 한국을 찾아 성사됐다.
이날 만줄로 소장은 “한미 동맹관계는 매우 굳건하며 미국 정권이 교체되더라도 우호적 관계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한미 FTA는 미국 내에서 8만 7,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했고 미국 현지 한국기업 노동자들의 평균임금은 연간 9만 2,000달러로 미국 전체 평균임금을 웃도는 등 긍정적 효과를 가져왔다”고 평가했다. 그는 “실질적 성과에 기반해 한미 FTA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유 부총리는 “한미 FTA의 상호호혜적 성과를 양국이 향유하면서 양국 간 경제협력을 더욱 확대해 나가길 기대한다”며 “한국정부의 의회 및 트럼프 당선인과 관련 인사들에게 잘 전달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또 환율 문제에 대해서는 “한국 환율은 시장에서 자율적으로 결정되고 외환시장 개입은 단기간에 환율이 급변동하는 등 예외적인 상황에만 국한한다”며 “한국정부 정책방향이 미 정부와 의회에 잘 전달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세종=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