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수능] “나라 어수선하지만 제자들 결실 맺길”

차분한 분위기에서 수험생 격려 이어져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7일 오전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에서 배화여고 교사가 고사장으로 향하는 수험생을 격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도교육청 39지구 제1시험장’

오전 7시 40분이 되자 2017학년도 수능시험이 열린 경기도 광명시 광명고등학교 정문으로 수험생들이 속속 입장했다.학교 입구에는 이른 시간부터 50여명의 학생들과 학부모, 학교 선생님 모여 있었지만 왁자지껄한 응원 대신 차분한 분위기에서 수험생들을 격려했다.


후배와 선배들은 ‘대박기원’ ‘너 자신을 믿어’라고 적힌 프래카드를 흔들며 시험장에 들어서는 학생들을 응원했다. 선생님과 학부모들은 차분한 분위기에서 초콜릿과 사탕 등을 건네주며 긴장한 기색이 역력한 수험생들을 안아줬다. 수능 시험을 보는 제자들을 응원하기 위해 들렸다는 김상호씨는 “제자들이 지금까지 공부해온 것의 결실을 맺는 날이니 나 역시 긴장된다”며 “차분하게 시험을 잘 마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자녀들을 시험장에 들여 보낸 학부모의 마음은 애가 탔다. 8시10분이 되고 학교 정문이 굳게 닫혔는데도 일부 학부모들은 쉽사리 발걸음을 돌리지 못했다.

더군다나 최근 ‘비선실세’ 의혹을 받고잇는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입학 및 학사 특혜 뉴스가 전해지고 나선 마음이 더 착잡하다. 고등학교 3학년인 아들이 수능시험을 본다는 김미진씨는 “아들이 나오지 말라고 했지만 아이가 휴대폰을 두고가 혹시 어떤 일이라도 생길까 싶어 나왔다”며 “부모로서 최씨처럼 잘나가지 못해 아들한테 미안한 마음도 든다”고 전했다.

시험을 앞둔 수험생들은 최근 시국이 시끄럽지만 흔들리지 않고 시험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재수생 박윤호씨는 “목표한 대학을 가기 위해 1년 더 공부했는데 어떤 결과가 나올지 기대도 되면서 실수만 하지 말자고 다짐하게 된다”며 “정씨 대입 특혜 등 여러 이야기로 나라가 시끄럽지만 최대한 시험에 집중해서 좋은 결과를 얻겠다”며 각오를 내비쳤다. /이두형기자 mcdjrp@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