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노컷뉴스 보도에 따르면, 문체부 산하기관인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는 독립·예술영화전용관 지원 사업 대상 결정 시 다이빙벨을 상영한 극장들을 배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영진위는 지난해 3월 독립영화전용관 운영지원사업 대상을 결정했다. 당시 영진위는 경영난을 겪고 있는 인디스페이스와 아리랑시네센터, 그 해 개관한 대구 오오극장 등 민간 운영 전용관들을 사업 대상에서 배제해 논란이 됐었다. 대신 영진위는 기관에서 직영하는 인디플러스, 인디플러스 영화의전당, 문체부 산하기관인 한국영상자료원의 시네마테크 KOFA 등을 지원 극장으로 선정했다.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민간 운영 전용관 대신 공공기관 직영 극장이 지원금을 독차지하게 된 셈이다.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세 극장은 공교롭게도 지난 2014년 세월호 구조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다이빙벨’을 상영한 곳이었다. 특히 인디스페이스는 영진위 사업 수행평가에서 최고점을 받았던 상황이라 보복성 탈락이 아니냐는 논란이 증폭됐다.
매체에 따르면, 독립영화전용관들 뿐만 아니라 ‘다이빙벨’을 상영한 예술영화전용관들의 경우에도 지원 사업 방식이 변경되면서 피해를 고스란히 입었다. 영진위는 지난해 기존 예술영화전용관 운영지원사업을 폐지하고 예술영화전용관 유통배급 지원사업을 새롭게 실시했다. 지원 조건은 위탁단체가 선정한 24편의 영화를 매달 2편씩 의무 상영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전에는 예술영화전용관들은 영진위가 직접 선정한 300~500편의 예술영화를 연간 219일 동안 자율적으로 상영하면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당시 영화계는 크게 반발했다. 예술영화전용관들은 집단으로 영진위 선정 영화를 거부하고 지원을 받지 않겠다는 투쟁을 하기도 했다.
문체부가 예술영화전용관 지원사업에 개입했다는 구체적인 증언도 나왔다. 독립영화계 관계자는 노컷뉴스에 “‘다이빙벨’ 상영 이후인 2014년 말에서 2015년 초 사이에 문체부 직원이 독립영화인들을 찾아와서 ‘다이빙벨’을 상영한 영화관들에 대해 앞으로 지원이 없어질 것이다. 아무리 투쟁해도 바뀔 수 있는 내용이 아니니까 자구책을 모색해야 될 것 같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그래서 저런 정책이 나왔을 때도 그 말대로 됐구나라고 생각했다. 당시에는 우리를 걱정해서 알려준 것이고, 선의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굳이 폭로해야 할 이유를 느끼지 못했다. 그냥 우리가 잘 싸워나가고 대비하면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당시 문체부에는 현재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김종덕 전 장관과 김종 전 차관이 함께 일을 하고 있었다. 결국 영화계마저 ‘극장판 블랙리스트’가 만들어지는 등 최씨가 쥐락펴락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문체부 측은 현재 이같은 의혹에 대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승희인턴기자 jsh0408@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