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청산 여부 내년2월로 연기

美 롱비치터미널 등
추가매물 남아 있어
매각시간 확보 차원

한진해운이 남은 자산을 모두 매각하고 청산될지, 소규모 해운사로 회생해 명맥을 유지할지를 결정하는 판단이 내년으로 미뤄졌다. 법원은 주요 자산을 매각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취지인데 사실상 청산의 길을 걷고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한진해운의 법정관리를 담당하는 서울중앙지법은 회생계획서 제출일을 오는 12월23일에서 내년 2월3일로 연기했다. 이에 따라 조사위원인 삼일회계법인이 한진해운의 회생과 청산의 가치를 판단하는 최종 실사보고서 제출 기한도 이달 25일에서 다음달 12일로 늦춰졌다.


회생계획서 제출 날짜가 연기된 이유는 한진해운의 해외 운항 노선과 미국 롱비치터미널, 선박 등 자산을 매각하는 데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는 해석이 제기된다. 또 회생채권을 접수해 처리하는 데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점도 회생계획서 제출일을 연기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현재 삼라마이더스(SM)그룹의 대한해운이 한진해운 핵심자산인 미주 노선과 롱비치터미널 운영사(TTI)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있다. 향후 협상 절차를 거쳐 최종 매각을 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하지만 최종 인수 여부는 TTI의 지분 46%를 보유한 세계 2위 해운업체 MSC가 어떻게 나오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MSC는 TTI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갖고 있다. SM그룹이 제시한 인수가격을 MSC가 수용하면 TTI는 MSC가 가져가게 된다. MSC가 인수가격이 높아 포기할 경우에만 SM그룹이 TTI를 인수할 수 있다.

한편 대한해운은 한진해운의 미주·아시아 노선 인력 700여명과 해외 자회사, 물류운영 시스템 등을 우선 인수하며 이달 21일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들 자산에 대한 입찰가로 400억∼500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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