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 장시호 평창동계올림픽 사업 이권 개입 집중조사

영재센터 거액 예산 지원 등...檢, 장씨 구속영장 청구 방침

검찰이 ‘비선 실세’ 최순실(60)씨의 조카인 장시호(37)씨를 18일 긴급 체포하면서 예의주시하고 있는 대목은 그가 동계스포츠 분야 각종 이권을 챙겼는지 여부다.

승마선수 출신인 장씨는 최씨의 영향력을 등에 업고 각종 국가사업에 관여해 사익을 취한 게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지난해 6월 스피드스케이팅 전 국가대표 이규혁(38)씨 등을 내세워 세운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장씨가 사무총장으로 인사·자금관리를 총괄했던 영재센터는 우수 체육 영재를 조기 선발·관리해 세계적인 기량의 선수로 육성하는 목적으로 세워진 곳이다. 설립되자마자 신생법인으로는 이례적으로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6억7,000만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배후에 ‘체육계 대통령’으로 불린 김종 전 문체부 차관이 있다는 뒷말이 나왔다.


게다가 삼성그룹이 지난해 9월부터 올 2월까지 이곳에서 주관한 빙상캠프에 후원 등 명목으로 5억원을 지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막강한 ‘배경’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장씨가 실소유주로 알려진 스포츠 매니지먼트사 ‘더스포츠엠’이 올해 3월 설립된 지 3개월 만에 K스포츠재단이 주최하고 문체부가 후원한 국제행사 진행을 맡은 점도 검찰이 주목하고 있는 부분 가운데 하나다. 자본금이 1,000만원에 불과한 더스포츠엠이 이렇다 할 실적도 없는 상태에서 계약을 따내자 체육계 안팎에서 외부 입김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의심을 받았다. 일각에서는 장씨가 실소유한 두 회사가 오는 2018년 치러지는 평창동계올림픽 관련 이권을 노리고 기획 설립한 법인·회사가 아니냐는 등의 뒷말이 무성하다.

검찰은 장씨를 상대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와 더스포츠엠을 앞세워 각종 이권을 챙겼는지 여부를 집중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또 장씨를 체포시한(48시간)인 20일까지 조사하고 구속영장을 청구할 계획이다.

검찰은 이날 장씨에 대한 신병 확보에 앞서 장충기(62)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차장(사장)을 불러 조사하는 등 최씨 일가에 대한 특혜 지원 의혹을 받고 있는 삼성그룹에 대해서도 압박 수위를 높였다. 장 사장은 삼성그룹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에서 대외 업무를 총괄하는 인물로 검찰은 그를 상대로 최씨 모녀에게 말 구입 등 명목으로 35억원을 특혜 지원한 경위와 대가성 여부, 그룹 수뇌부의 역할 등을 확인했다. 또 지난 12일에 이어 16일 박상진(63) 삼성전자 대외담당 사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재차 소환해 조사했다. 17일에는 장씨가 실소유한 한국동계영재센터에 불법 자금을 지원했다고 의심을 받고 있는 김재열(48) 제일기획 스포츠사업 총괄사장도 조사했다.

/안현덕기자 always@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