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이지스자산운용이 사들인 인사동 ‘쌈지길’. 쌈지길은 사실상 기관투자자가 처음으로 인사동에 투자한 사례로 꼽힌다. /사진제공=이지스자산운용
서울 인사동이 최근 들어 기관 투자자들의 투자처로 주목을 받고 있다. 올해 들어 이지스자산운용이 쌈지길을 인수한 데 이어 외국계 투자자인 스탠다드차타드 프라이빗에쿼티(SC PE)가 호텔과 리테일 개발을 추진하고 나선 것이다.
2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SC PE는 인사동길 49에 위치한 토지(관훈동 155-2번지 외 4필지) 5,855㎡를 매입할 계획이다. SC PE는 20% 이상의 고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로 주로 개발 사업에 투자한다. 영등포 문래동의 오피스와 경인 아라뱃길 물류단지 개발 사업에도 투자를 했다.
이번에 SC PE가 사들이는 부지는 지난 2011년 삼성화재가 대성산업으로부터 1,384억원에 사들인 땅이다. 애초 비즈니스호텔 건립 계획을 가지고 있었으나 인근 풍문여고 경계선으로부터 200m 안에 있는 정화구역에 포함돼 사업이 정체됐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서울시가 호텔 건립을 허용하면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 부지는 최대 13층까지 호텔을 지을 수 있다.
SC PE는 이 땅에 호텔과 리테일 시설 두 개 동을 지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과 리테일 시설은 파르나스호텔을 운영하는 GS리테일에서 임대운영을 맡는다. 올해 말에 매매계약을 맺고, 내년 초에 잔금을 지급한 후 내년 초 바로 착공에 들어가면 2019년 하반기에는 완공될 것으로 예상된다.
SC PE에 앞서 이지스는 올 초 인사동길 44에 위치한 ‘쌈지길’을 인수했다. 이지스의 쌈지길 인수는 사실상 큰 손의 첫 인사동 상권 투자다. 지난 2004년 완공된 쌈지길은 지하 2층~지상 4층 규모의 본관(연면적 4,065㎡)과 지하 1층~지상 2층 별관(연면적 470㎡)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지스 관계자는 “서울 상권 중에서도 청담동과 인사동은 다른 지역에서는 따라 하기 어려운 상권이며, 특히 인사동의 경우 확장이 어렵다는 특징이 있다”며 “임차인들도 쉽게 이전을 하지 않아 공실률이 거의 없다”고 투자 배경을 설명했다.
상업시설은 아니지만 인근에 시티코어가 개발하고 있는 공평 1·2·4 프로젝트도 내년에 기관에 선매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평 프로젝트는 오피스 두 동과 상업시설을 짓는 프로젝트다. 또 바로 옆 삼성생명 소유의 종로타워는 올 초 싱가포르계 투자자인 알파인베스트먼트가 이지스와 함께 투자 목적으로 매입했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