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대선 불출마] 與 대권잠룡 이합집산 본격화 예고

비주류 대권플랜 조기 가동 전망
金, 킹메이커 역할이 유리 판단
개헌 매개로 화려한 부활 노릴 듯
반기문 총장 '낙동강 오리알' 우려

김무성(오른쪽) 새누리당 전 대표와 유승민 의원이 23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비상시국회의 대표자 회의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가 23일 대선 불출마를 전격 선언하면서 여권의 대권 구도가 급격히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불출마 선언을 계기로 김 전 대표의 진의(眞意)와는 별개로 여권 비주류 전체의 대권 플랜이 조기 가동에 돌입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현재 범(汎)여권 잠룡 가운데 유의미한 지지율을 획득하고 있는 인사는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과 오세훈 전 시장, 남경필 경기도지사, 원희룡 제주도지사 정도다.

김무성 전 대표는 유 의원, 오 전 시장과 비슷한 3%대 안팎의 지지율(리얼미터 기준)을 보이고 있다. 이 정도의 수치로는 대권 싸움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높지 않기 때문에 좁게는 여권 비주류, 넓게는 보수세력 전반을 장악한 뒤 ‘킹 메이커’ 역할에 나서는 것이 정략적으로 유리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유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 전 대표의 대선 불출마 선언과 관련해 “당에 남아서 당의 개혁을 위해서 노력하겠다는 말씀에 대해서 평가한다”며 “굉장히 숙연하게 생각하고 본인의 결단이니까 (비상시국회의에 참석한 비주류 의원들) 모두 존중했다”고 밝혔다.

김 전 대표는 이날 밝힌 대로 우선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주도권을 확보해 지지 기반을 넓힌 후 대선 국면의 막이 오르면 유력 주자와의 이합집산을 본격적으로 고민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연합뉴스


장기적으로는 김 전 대표가 개헌 시도에 나설 복안을 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불출마 선언으로 일보 후퇴했지만 야권의 비문(非文) 진영,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과 함께 개헌을 매개로 손잡고 분권형 대통령제 아래 총리 등을 노리며 화려한 부활을 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 전 대표가 이날 기자회견에서 “양극단의 정치를 배제하고 민주적 협치를 만드는 데 앞장서고자 한다”고 밝힌 것도 이 같은 해석에 설득력을 더하는 대목이다.

이 경우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터지기 전까지 지지율 1위를 고수하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여야의 어느 세력으로부터도 크게 환영 받지 못하는 ‘낙동강 오리알’ 신세로 전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반 총장은 22일(현지시간) 미 CNN 방송 인터뷰에서 “한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깊이 우려하면서 (국내 정치) 상황을 면밀히 지켜봐 왔다”며 “퇴임 후 조국을 위해 일할 최선의 방법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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