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읽기 몰린 예산안 처리...여야 막판 빅딜?

민주당 "누리과정 예산 대신 법인세율 인상 포기"
새누리, 법인세 대신 소득세 인상 가능성 열어둬

예산안 처리 시한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자 여야가 팽팽한 입장의 간극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양보안을 내놓기 시작했다. 이번주 말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 여야 간사들의 비공개 논의에서도 합의에 실패하면 다음주 초 여야 지도부가 직접 ‘빅딜’에 나설 계획이다.

가장 주목받고 있는 방안은 야권이 누리과정 예산을 확보하는 대신 법인세 최고세율 인상을 포기하는 것이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4일 누리과정 예산 편성과 관련해 합의가 이뤄지면 법인세법 처리를 양보할 수도 있다고 밝혀 힘을 얻었다. 정부와 여당은 내년도 예산안에 ‘지방교육정책특별회계’를 신설해 5조2,000억원을 편성하도록 예산을 짰다. 반면 야당은 특별회계 전액을 삭감해 보통 교부금으로 반영하고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일반회계로 편성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여야 갈등이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하자 기획재정부는 학교시설 개선 등을 위한 목적예비비에 1조9,000억원을 넣어 누리과정에 우회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5년과 2016년 예산안에도 각각 5,000억원과 3,000억원의 예비비가 편성된 바 있다. 정부는 8월까지 국세수입이 155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조1,000억원 증가하는 등 세수입이 늘어났기 때문에 예비비 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안정적인 정부 재정 투입이 보장되는 것이 아니라 매년 갈등 끝에 예비비에 반영되는 ‘땜질식 방안’이 되풀이되고 있어 야당에서 반대할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에서 법인세와 누리과정 빅딜이 떠오르고 있다면 새누리당 내에서는 법인세 인상을 끝까지 막는 대신 소득세 최고세율 구간 신설을 막판에 수용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현행 소득세 최고세율은 과세표준 1억5,000만원 초과 구간에 38%가 적용된다. 야권에서는 개정안별로 각각 과표 3·5·10억원 초과 구간을 신설해 최고세율을 39~50% 적용하도록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새누리당 관계자는 “전 세계적 흐름이 법인세 인하이기 때문에 야권 일부에서조차 우려하는 의견들이 있다”며 “법인세보다는 소득세 구간을 신설해 최고세율을 높이는 것을 논의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국민의당은 주말까지 이어질 조세소위 물밑 협상 결과를 보고 앞으로의 논의 방향을 정한다는 입장이다. 김성식 국민의당 정책위의장은 “복지를 늘리고 소득 재배분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촛불 민심을 이번 예산과 세법에 담아야 하기 때문에 원칙적인 협상을 해야 한다고 본다”며 “(다른 정책위의장들과) 다음주 월요일쯤 만나서 논의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권경원기자 na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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