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 커플(샤리 라피나 지음, 비앤엘 펴냄)= 아이가 사라졌다. 왜 사라졌는지, 누가 데리고 갔는지 알 수 없다. 외부에서 침입한 흔적이 없는 상황에서 가장 의심이 가는 건 아이의 부모인 마르코와 앤. 앤은 산후우울증에 걸려 있고 마르코는 재정적 파산 위기다. 아이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에서 위선과 사기, 음모와 배신으로 가득찬 한 가정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나타난다. 1만4,400원.
■도둑비서들(카밀 페리 지음, 북로그컴퍼니 펴냄)= 티나 폰타나는 굴지의 언론사 회장이자 억만장자인 로버트의 비서다. 연애는 사치. 퇴근 후 인터넷으로 드라마나 보던 그녀 인생에 어느 날 눈먼 회삿돈 2만달러가 굴러들어온다. 재벌그룹의 비서들이 벌이는 기발한 도둑질을 다룬 작품이다. 시종일관 유쾌하고 발랄한 뉘앙스로 현실을 풍자하고 마지막엔 답답한 세상에 통쾌한 어퍼컷을 날린다. 1만3,000원
■강간은 강간이다(조디 래피얼 지음, 글항아리 펴냄)= 여성 대상 범죄사건 전문 변호사이자 법학자인 저자는 강간 혐의를 받은 유명인을 비롯해 수많은 가해자의 범행과 사실 부정, 그를 생생히 증언하는 실제 피해자의 인터뷰, 다양한 연구 조사 및 의학적·법률적 기록에 대한 과학적 분석을 시도한다. 그럼으로써 감정과 편향을 제거했을 때에도 여전히 강간은 강간일 뿐이라는 사실을 논증해낸다. 1만5,000원
■소주클럽(팀 피츠 지음, 루페 펴냄)= 미국인 작가가 쓴 한국 소설이다. 등장인물부터 배경과 소재, 모든 것을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한국에서 끌어 온 소설로,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이자 술과 음식의 이야기인 동시에 한 작가의 내면이 성숙해가는 과정의 이야기이다. 한국 현대사의 그림자가 어려 있는 인상적인 에피소드들, 흡인력 있는 입담으로 펼쳐지는 이야기 한국 독자들의 공감을 얻는다. 1만3,800원
■면역에 관하여(율라 비스 지음, 열린책들 펴냄)= 면역학이라는 난해한 과학을, 시적 은유를 동원해 아름답게, 동시에 냉철하게 서술한다. 저자는 아이를 출산하고 맞닥뜨린 두려움에 맞서면서, 백신과 예방 접종이 실제로 아이와 우리의 삶을 어떻게 구원하고 있는지 규명한다. 또 신화와 역사, 문학을 두루 살핌으로써 우리 내면에 자리한 두려움의 실체를 밝히고 우리의 관점을 확장시킨다. 1만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