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건국 시기에 ‘대한민국 수립’이라는 표현을 적용한 점 등 일부 내용에 대해서는 역사학계와 진보·보수진영 논쟁이 재연될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부는 25일 공개한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역사과 교과용 도서 편찬기준’에 따르면 기본원칙으로 ‘역사적 사실을 오류 없이 서술할 수 있도록 학계의 최신 학설을 충실히 소개해야 하며 편향성을 지양하도록 서술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편찬기준은 교과서 집필 시 유의사항을 담은 ‘집필 가이드라인’으로 국정 역사교과서의 편찬 방향을 엿볼 수 있는 자료다.
가장 논란이 됐던 대한민국 건국 시기와 관련해 ‘대한민국 수립’이라는 새로운 표현을 적용했다. 기존 현대사 교과서는 대한민국 정부 수립일을 1948년 8월15일로 명시했다. 1919년에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이미 설립됐기 때문에 1948년은 정부 수립으로 봐야 한다는 진보 역사학계의 의견을 반영한 결과였다. 하지만 이날 공개된 한국사 편찬기준에서는 ‘대한민국의 수립과정을 설명하고 대한민국이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정신과 법통을 계승하였음을 서술한다’고 했다. 교육부는 이에 대해 1919년 수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1948년 수립된 대한민국 정부의 중요성과 가치를 모두 포함하는 중립적 표현이라는 입장이다. 이 같은 시각은 보수진영에서 주장해온 ‘건국절’ 사관을 반영한 것이어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경제성장과 관련해서는 정부 주도의 경제개발계획을 기반으로 이룩한 경제 발전의 과정과 그 성과를 시기별로 서술(고등학교 기준)하고 오늘날 세계적 경제 대국으로 도약한 사실을 서술하도록 했다. 또 ‘자유민주주의가 장기 집권 등에 따른 독재화로 시련을 겪었으나 민주화 운동 등을 통해 이를 극복했다’는 유의점도 제시했다. 5·16과 관련해서는 기존 검정교과서 집필기준에 제시된 ‘군사 정변’이라는 표현을 유지했다. 좌편향 논란이 제기됐던 북한 관련 내용은 북한의 3대 세습 체제를 비판하고 핵과 인권, 북한 이탈 주민 문제 등 최근 북한 동향의 심각성에 관해서도 서술하도록 했다. 또 천안함 피격 사건과 연평도 포격 도발 사건 등 최근 발생한 북한의 군사 도발도 피해상과 함께 기술하도록 제시했다. 독도는 우리의 고유 영토로서 분쟁 대상 지역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박진용기자 yong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