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17일 앨범 ‘미스 미(miss me)?’를 발매하며 한층 성숙해진 모습을 선보이던 아이오아이는 타이틀곡 ‘너무너무너무’로 통통 튀는 에너지를 발산하며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사진=YMC엔터테인먼트
이번 앨범은 박진영과 B1A4 진영이 앨범에 참여하며 화제를 모은 것도 있지만, 2017년 1월 공식적인 해체를 앞두고 있는 아이오아이가 완전체로 선보이는 마지막 앨범이라는 데서 큰 의미가 있었다. 최근 KBS ‘뮤직뱅크’, ‘불후의 명곡’을 기점으로 아이오아이는 사실상 이번 앨범 활동의 갈무리를 지었다. 아이오아이는 올 1월 Mnet 서바이벌 예능프로그램 ‘프로듀스 101’을 통해 탄생한 시한부 걸그룹이다. ‘당신의 소녀에게 투표하세요’라는 슬로건을 내건 ‘프로듀스 101’은 50여 개의 엔터테인먼트에서 모인 101명의 연습생들 가운데 시청자의 투표를 통해 선발된 11명이 걸그룹 멤버로 데뷔하는 시스템이었다.
말 그대로 국민이 기획하고 국민이 만든 최초의 걸그룹이었기에, 전례가 없던 이 신선한 시도는 금세 화제의 중심에 섰다. 약 3개월간의 방송기간동안 평균 시청률 4.4%(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할만큼 많은 눈과 귀과 ‘프로듀스 101’에 쏠려 있었다.
이를 증명하듯 전소미, 김세정, 최유정, 김청하, 김소혜, 주결경, 정채연, 김도연, 강미나, 임나영, 유연정 등 총 11명이 치열한 서바이벌을 뚫고 최종 멤버로 선정된 이후부터 각종 예능 및 CF 등에서 러브콜이 쏟아졌을 뿐 아니라, 팬덤까지 형성되며 데뷔전부터 ‘대세 걸그룹’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프로그램에서 선보였던 연습곡 ‘픽 미(Pick me)‘는 총선 시기와 맞물리며 연일 화제를 모았다.
/사진=아이오아이 인스타그램
지난 5월 첫 미니 앨범 ‘크리슬리스(Chrysalis)’로 데뷔한 아이오아이는 지상파 첫 1위를 안겨준 유닛 싱글 ‘와타 맨(Whatta Man)’을 거쳐 지난 달 17일 발매한 두 번째 미니앨범 ‘미스 미(miss me?)’까지 발표하는 앨범마다 음원차트 1위를 거머쥐며 식지 않는 인기를 증명했다.하지만 아이오아이의 활동이 마냥 ‘꽃길’은 아니었다. 아이오아이에게 주어진 태생적인 한계가 있었기 때문. 가장 첫 번째 한계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데뷔 전부터 해체일이 정해져있는 ‘시한부’라는 것에 있었다. 비유를 하자면 일종의 ‘기간제 계약직’인 셈. 관점에 따라 그것이 주는 특별함에 더 매료된 사람들도 있었겠지만, 잘 만들어 놓은 콘텐츠를 더 오래 그리고 지속적으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아쉬워하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멤버들이 각기 다른 소속사에 몸담고 있다는 것 역시 아이오아이에게는 아킬레스건으로 작용될 때가 많았다. 걸그룹 ‘다이아’에서 탈퇴한 후 연습생 신분으로 ‘프로듀스 101’에 참가했던 정채연은 아이오아이로 데뷔 이후 다시 다이아로 복귀를 선언했고, 강미나, 김세정은 소속사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가 선보이는 신인 걸그룹 ‘구구단’의 멤버로 합류했다. 더불어 유연정은 우주소녀에 임나영, 주결경은 ‘플레디스걸즈’ 멤버가 되었다.
계약적인 부분에서는 전혀 문제가 될 것은 없었지만 이제 막 시작한 가수에게 다른 이미지가 겹쳐지는 것을 마냥 반길 수는 없었다. 완전체 활동을 하기에도 짧은 시간에 각 소속팀의 활동까지 병행하는 선택에 대해 많은 비판이 이어졌고, 그로인해 적지 않은 홍역을 치러야했다.
/사진=YMC엔터테인먼트
이러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아이오아이는 굳건히 정상의 자리를 지켜냈고, 변치 않는 대중의 높은 관심 속에 쉼 없이 활동했다. 물론, 앨범 활동은 마무리 했지만, 연말 시상식이나 공연을 통해서 완전체 아이오아이를 볼 수 있는 기회들이 남아있다.이미 소속팀이 확정된 멤버들은 아이오아이의 영광은 뒤로 한 채, 새로운 활동을 이어나갈 예정이고, 아직 소속팀이 확정되지 않은 전소미, 최유정, 김소혜, 김청하, 김도연은 다시 연습생 신분으로 돌아가 언제가 될지 모르는 데뷔를 기다리게 된다.
전쟁터 같은 가요계에서 무사히 버텨낸 아이오아이는 가요시장의 새로운 대안을 제시함과 동시에 중소 기획사들의 숨통을 틔우는 데도 일조했다. 아이오아이 멤버들은 막상 현실로 다가온 해체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내면서도 “5년 후에 다시 재결합해서 공연 하자고 했다”며 이후 계획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야말로 ‘정 들자마자 이별’이다. ‘픽미픽미’를 외치며 자신을 어필하던 소녀들과의 이별이 ‘너무너무너무’ 아쉬울 따름이다. 그들의 바람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닌 것은 분명하지만, 부디 11명의 지금 그 바람이 5년 후에는 꼭 현실이 될 수 있기를 빌어본다.
/이하나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