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바이오 우리가 뛴다] SK케미칼, 매출 15% R&D에…프리미엄 백신기술 이끌어

SK케미칼이 개발해 2009년 호주 제약사 CSL에 기술 이전된 A형 혈우병 치료제 ‘앱스틸라(AFSTYLA)’는 국내 제약사가 자체 기술로 만든 바이오신약 가운데 미국과 유럽 시장에 진입한 첫 제품으로 기록된다. 지난 5월 미국식품의약국(FDA) 시판 승인을 받아 현지 판매에 돌입한 이 제품은 최근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인체약품위원회로부터 판매 허가 권고까지 받아냈다. EMA 인체약품위원회의 허가 권고가 나오면 통상 1~2개월 안에 최종 판매가 승인된다. ‘앱스틸라’는 주 3, 4회 투여해야 하던 기존 혈우병 치료제와 달리 주 2회 투여만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사실을 글로벌 임상을 통해 입증하면서 SK케미칼의 기술력을 세계에 드러냈다.

SK케미칼 직원이 스카이셀플루 생산 시설을 점검하고 있다./사진제공=SK케미칼
SK케미칼이 세운 ‘최초’의 기록은 이뿐만이 아니다. 1999년 국산 신약 1호인 항암제 ‘선플라’를 내놓으며 국내 신약개발의 신호탄을 쐈고 이듬해인 2000년 천연물 신약 1호인 관절염 치료제 ‘조인스 정’도 발매했다. 대한민국 신약 개발의 역사가 SK케미칼로부터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국내 최초의 도전들은 세계 최초의 쾌거로까지 이어지는 중이다. 지난 8월 출시해 최근 전국 병·의원에서 접종을 시작한 ‘스카이셀플루4가’는 세계 최초의 세포배양 4가 인플루엔자 백신으로 꼽힌다.


한 번의 접종으로 네 종류의 독감 바이러스에 대한 광범위한 예방이 가능한 것은 물론 무균 배양기를 통한 생산 방식을 최초 도입함으로써 제조 과정에서 항생제 사용을 없앤 것이 특징이다. 제품은 뛰어난 효과와 안전성을 선보이며 국산 독감 4가 백신 가운데 만 3세 이상 아동의 적응증을 가장 먼저 획득했다. 회사는 생후 6개월 이상, 만 3세 이하 영유아로 접종 범위를 확대하기 위한 연구도 경쟁사 가운데 가장 먼저 착수하는 등 백신 시장 선점을 위한 기민한 행보를 이어가는 중이다.

그 밖에도 SK케미칼은 폐렴구균, 대상포진, 자궁경부암, 소아 장염 등의 예방을 돕는 프리미엄 백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토종 제약사 중에서는 최초로 폐렴구균 백신 ‘스카이뉴모’를 개발, 지난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 허가를 받았다. 지난 8월부터는 5년간 공을 들여 개발한 대상포진 백신(NBP608)의 판매 허가 절차도 밟고 있다. 수두백신과 자궁경부암 백신에 대한 임상도 각각 진행 중이다. SK케미칼 측은 “이 분야는 다국적 제약사가 출시하는 한두 개 백신에 의해 시장이 독점된 상태이며 국내 제약사에 의한 자급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곳”이라며 “기술력을 바탕으로 백신 주권 확립과 국민 보건에도 이바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K케미칼의 기술력은 회사의 적극적이고 오랜 투자 아래 일궈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회사는 2000년 이후 줄곧 연 매출의 12~15%를 연구개발(R&D) 비용으로 재투자하고 있으며 전문인력 확충과 국내외 연구개발 네트워크 확보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김경미기자 kmkim@sedaily.com

SK케미칼이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4가 세포배양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4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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