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 시장에서는 저성장 저금리 시대 최고의 상품으로 꼽혔던 ELS의 몰락이 눈에 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20일까지 ELS 신규발행 규모는 37조7,126억원으로 현재까지 발행 추이를 감안하면 40조원 초반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했던 지난해 76조9,513억원과 비교하면 반토막이 난 것이다. ELS 시장은 최근 수년간 성장세를 지속하며 국민 재테크 수단으로 떠올랐지만 올해 중국발 금융시장 불안으로 홍콩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가 대규모 녹인(원금손실구간)에 들어가면서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됐다. 6월 말에는 브렉시트로 유로스톡스5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마저 녹인 공포에 시달리며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서서히 멀어졌다.
ELS의 빈 자리는 상장지수펀드(ETF)·채권형 펀드 등 안정성이 강조된 상품들이 채워나갔다. ETF는 올 들어 22일 기준 54개 종목이 신규 상장됐고 전체 종목수 244개, 순자산 24조원을 돌파했다. 올해 초(21조6,300억원)과 비교해 3조원 가까이 규모가 늘었다. 전체 거래대금에서 개인투자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40% 이상으로 증가했다. 저성장 저금리 환경 속에서 ELS의 위험성에 놀란 뭉칫돈들이 ETF의 낮은 비용과 투명성, 자산 배분 효과에 반해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일반 펀드시장(ETF)에서도 변동성 장세에 주식형 펀드에서는 자금이 순유출된 반면 채권형 펀드에는 유입됐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주식형 펀드(공모·사모 전체)에서는 7조1,652억원이 빠져나갔지만 채권형펀드(공모·사모 전체)에는 22조1,989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대체투자의 하나로 국내외 호텔과 업무용 빌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부동산 펀드에도 투자자의 자금이 몰렸다.
국내 주식 시장은 예상치 못한 여러 대외 변수에 출렁였다. 올해 초만 해도 1,900대 초반에서 힘겹게 출발했던 코스피지수는 3월 2,000선을 돌파한 데 이어 4월 2,010선까지 넘어서며 박스권 탈출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지만 4~5월 미국의 금리 인상 우려가 커지며 1,900 중반 선까지 밀렸다. 6월 들어 코스피는 다시 힘을 내며 지수 상단을 높여 나갔지만 6월 말 브렉시트를 시작으로 에 이어 7월 정부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결정, 11월 미국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 등 잇따른 대외 악재에 변동 폭이 커졌다. 증시의 활력을 보여주는 월 평균 거래대금도 지난달 말 기준 5조6,195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 6조809억원보다 7.6% 줄었다.
/서민우기자 ingaghi@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