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놀이패’ 볼거리 늘렸지만...지루하고 산만한 진행 아쉬워

주말 예능전쟁 뛰어든 SBS '꽃놀이패'
게스트들은 캐릭터 못살려
늘어난 분량 되레 '毒'으로

27일 주말 황금 시간대로 자리를 옮겨 방연된 SBS 예능 ‘꽃놀이패’./사진제공=SBS


주말 예능 전쟁에 뛰어든 SBS ‘꽃놀이패’의 변신은 절반의 성공이라고 말하기에도 부족하다.

주말 황금 시간대로 자리를 옮겨 27일 방송된 ‘꽃놀이패’는 더욱 더 화려해진 게스트, 새롭게 선보인 환승권(마패 모양으로, 본인 또는 다른 사람의 운명을 바꿀 수 있다) 등 더 강한 콘셉트로 주말 예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통영을 배경으로 호화 리조트인 ‘꽃길’과 폐가인 ‘흙길’의 운명을 걷는 출연진들을 모습을 보여준 이날 방송에서 무엇보다 눈길을 끈 대목은 화려한 게스트들이었다. 야구선수 이대호를 포함해 영화배우 이성재, B1A4 진영이 주말로 옮긴 ‘꽃놀이패’를 찾아 그간 보지 못했던 반전 매력들을 보여줬다.


특히 카리스마 넘치는 캐릭터를 연기한 배우 이성재는 영화 속 이미지와는 달리 ‘게임 중독자’로서의 그간 보지 못했던 모습을 선보이며 시청자들에게 소소한 웃음을 선사했다. ‘꽃길’ 과 ‘흙길’의 결과가 마무리된 것처럼 보이는 늦은 밤 이날 첫선을 보인 2인 환승권을 사용해 서장훈과 진영을 ‘흙길’로 부르는 등 이성재는 프로그램의 반전을 이끄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시청률에서는 아쉬움이 있다. 28일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꽃놀이패’는 4.6%의 시청률로 동 시간대 경쟁 프로그램인 MBC ‘복면가왕(14.2%)’,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9.9%)’에 비해 아직 갈 길이 멀다. 다만 지난 방송 시청률 3.5%보다 1%포인트 가량 상승하긴 했다. 연출을 맡은 박승민 PD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복면가왕’과 ‘슈퍼맨이 돌아왔다’ 모두 좋은 프로그램이고 시청률에 있어서도 확고한 강자”라면서 “우리가 처음부터 시청률이 잘 나올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듯 시청률 자체는 큰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문제는 캐릭터를 통해 어떻게 재미를 이끌어 낼 것이냐다. ‘위너’ 멤버 강승윤이 고정 멤버로 등장하는 등 고정 출연자들의 캐릭터가 자리 잡기엔 시간이 부족한 것도 그렇지만, 방송 포맷 자체가 ‘꽃길’과 ‘흙길’의 체험이다 보니 캐릭터가 녹아들 수 있는 지점을 찾는 게 쉽지는 않아 보인다. 진행이 다소 산만하고 지루하다는 평이 나오는 등 늘어난 분량은 약이 아닌 독이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간을 가지고 시청자들에게 캐릭터적인 재미를 주면서 다가가고 싶다”는 박 PD의 말처럼 주말 예능으로 이제 막 닻을 올린 ‘꽃놀이패’의 성패 여부는 새로운 포맷보다는 캐릭터를 어떻게 살리는지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박성규기자 exculpate2@sedaily.com

27일 주말 황금 시간대로 자리를 옮겨 방연된 SBS 예능 ‘꽃놀이패’에 출연한 야구 선수 이대호./사진제공=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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