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금융감독원이 내놓은 ‘국내은행의 2016년 3·4분기 중 영업실적’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국내 은행의 부실채권비율은 1.71%로 대체로 양호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부실채권비율은 총 여신에서 고정이하여신이 차지하는 비율로 은행의 건전성을 보여주는 핵심지표다. 국내 은행들은 다만 국책은행을 중심으로 취약 업종에 대한 부실채권비율이 지나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취약 업종별 부실채권비율을 보면 건설업 3.93%, 조선업 14.33%, 해운업 9.85% 에 달한다.
시중은행의 건전성은 전반적으로 양호한 가운데 지난 1년간 가장 강도 높은 건전성 개선을 이뤄낸 것은 우리은행으로 파악됐다. 9월 말 기준 우리은행은 총 여신이 1년간 3조원이 증가하는 상황에서도 부실채권은 1조2,000억원이나 줄이는 데 성공했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의 부실채권비율은 1.65%에서 1.05%로 불과 1년 만에 0.60%포인트나 감소했다.
국민은행 역시 건전성 개선 노력이 돋보인다. 총여신은 1년간 13조5,000억원이나 증가했지만 부실채권은 되레 2,000억원을 줄여 부실채권비율이 1.06%에서 0.88%로 개선됐다. 전통적으로 건전성 지표가 가장 뛰어났던 신한은행은 부실채권비율이 0.79%에 불과해 대형 은행 가운데 여전히 가장 양호한 지표를 보이고 있다. 이 밖에 외국계인 SC제일은행도 지난 1년간 부실채권 비율이 0.51%포인트나 떨어져 처절하게 건전성 개선 작업을 이뤘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방은행 가운데서는 JB금융그룹의 광주은행과 전북은행의 건전성 개선 노력이 돋보인다. 두 은행의 부실채권비율 증감률을 보면 광주은행은 1.06%에서 0.69%로 0.37%포인트, 전북은행도 1.57%에서 1.32%로 0.25%포인트나 줄었다. 반면 대구은행과 제주은행의 부실채권비율은 소폭 상승했다.
국책은행과 특수은행의 건전성 개선은 지지부진하다. 조선·해양 구조조정의 짐을 떠안은 산업은행의 부실채권비율은 6.02%로 지난 1년간 3.67%포인트나 폭증했다. 수출입은행 역시 부실채권비율이 4.46%로 지난 1년간 2.29%포인트 늘었다. 9월 말 기준 두 국책은행의 부실채권 규모는 13조원(산은 7조7,000억원, 수은 5조2,000억원)에 육박해 거대한 ‘시한폭탄’을 들고 있는 수준이다. 농협은행 역시 최근 들어 건전성이 다소 개선되는 추세라고는 하나 부실채권비율이 1.65%로 시중은행에 비해서는 월등히 높아 보다 강도 높은 자산 조정이 요구된다.
한편 올 3·4분기 국내 은행의 당기순이익은 3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3,000억원) 대비 1조9,000억원이나 증가했다. 이는 3조3,000억원의 순익을 기록한 2012년 1·4분기(1∼3월) 이후 4년6개월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핵심 이자이익이 안정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일시적 외환파생이익이 8,000억원 발생하고 특수은행의 대손비용이 1조3,000억원가량 줄어든 영향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윤홍우기자 seoulbird@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