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전기車 이어 스마트카도 협업...더 끈끈해진 LG-재규어 궁합

재규어 순수전기차에
LG화학 배터리 탑재
LG도 스마트카 부품 개발중

재규어 I-PACE 콘셉트


지난해 10월29일 랄프 스페스 재규어·랜드로버 최고경영자(CEO·회장)가 인천 청라지구에 있는 LG전자 자동차부품(VC)사업본부를 찾았다. 당시 막 싹튼 LG전자와 영국 명차 재규어의 협력 관계를 한층 공고히 다지기 위한 비밀스러운 방문이었다. 그리고 그가 다녀간 지 1년여가 지나 재규어는 LG전자를 넘어 LG그룹 전체와 협력 관계를 확대하며 전기차·스마트카 시대를 함께 준비하고 있다.

29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LG전자 VC사업본부는 재규어에 공급하기 위한 차량용 텔레매틱스 부품을 개발하고 있다. 벌써 2년 가까이 개발이 진행됐으며 내년 혹은 내후년 출시될 재규어 신차에 적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텔레매틱스는 차량 간 통신 기능을 수행하는 스마트카 핵심부품이며 LG전자가 세계 시장의 약 30%(1위)를 점유하고 있다.


LG전자뿐 아니라 LG화학도 재규어와의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재규어가 최근 공개한 이 회사 첫번째 순수전기차(EV)인 i-페이스에는 LG화학의 리튬이온 배터리가 탑재된다. i-페이스는 90kWh 용량의 배터리팩을 차체 바닥에 설치하고 1회 충전에 최대 220마일(354㎞)을 달릴 수 있다. i-페이스의 예상 출시 시기 역시 2018년 하반기다.

이처럼 끈끈한 LG와 재규어의 동맹은 전기차·스마트카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정보기술(IT)·완성차 업계 간 합종연횡의 한 사례다. 차량용 부품을 비롯한 기업 간 거래(B2B) 분야에서 신성장 동력을 찾는 LG는 이미 텔레매틱스뿐 아니라 차량용 공조·내비게이션·디스플레이·모터·소재까지 다양한 제품을 만들고 있다. 올해 LG전자·LG디스플레이·LG화학·LG이노텍·LG하우시스 등 LG 계열사들의 자동차 관련 매출을 합치면 6조원에 이른다는 전망도 나온다.

구본무 LG그룹 회장도 그룹의 변신에 적극 힘을 싣고 있다. 구 회장은 동생인 구본준 ㈜LG 신성장사업추진단장(부회장)과 함께 지난 2014년 9월 재규어·랜드로버의 모회사이기도 한 인도 타타그룹의 사이러스 미스트리 회장과 면담했다. 그 뒤 LG전자 VC사업본부는 타타자동차로부터 부품 공급 계약을 따내기도 했다.

/이종혁기자 2juzs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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