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오의 설문조사 결과 대한민국의 2030은 부모로부터 ‘정신적 독립’, ‘거주지 독립’, ‘의사결정권 독립’을 원하지만 월 평균 283만원 이상의 소득이 있어야만 현실적으로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미지투데이
남자는 정신적 자유를 위해, 여자는 통금시간 해방 등을 위해 부모로부터 독립하길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듀오가 11월 10일부터 25일까지 20~30대 미혼남녀 514명(남자 251명·여자 26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독립을 원하는 이유에 대해 이같이 답했다.
성년이 된 후에도 여전히 ‘캥거루족’ 신세를 면치 못하는 2030의 비율이 높지만 독립에 대한 욕구는 매우 큰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남성의 경우 정신적인 속박에서 벗어나기를 원했다. 중고등학교 진로 설계부터 대학교 전공까지 부모님의 뜻대로 인생을 살아왔다는 김진국(27·대학생)씨는 “취업을 하면 일단 집에서 나오고 싶다”며 “정신적인 자유를 누리게 되는 순간 비로소 내가 성인이라는 걸 실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자녀를 ‘소유’의 개념이 아니라 독립적인 주체로 봐야 한다는 인식이 널리 퍼지면서 한국사회에서 부모가 성년 이후 자녀의 삶에 개입하는 정도가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인생의 중요한 순간마다 절대적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을 당연시하는 부모가 적지 않다. 이 경우 취직·결혼 등의 변화가 있더라도 부모에게 의존하는 경향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심리·사회 전문가들은 경제적 독립보다 정신적 독립이 먼저라고 입을 모은다. 경제적 독립이야 취업 후 정기적 소득이 발생하면 가능한 일이지만 정신적 독립은 돈으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고 경고한다. 부모와의 비정상적인 애착 관계가 이어질 경우 결혼생활과 사회생활에도 지장을 줄 수 있다.
한편 여성은 남성보다 물리적인 구속에서 자유를 갈구하는 비율이 높았다. 통금시간 등의 압박이 상대적으로 남성보다 크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2030이 홀로서기를 하는 것은 사실상 쉽지 않다. 적정 독립 시점을 묻는 질문에 남성은 평균 26.1세 여성은 27.8세라고 응답했지만 실제 독립이 가능한 연령은 남성 30.2세 여성 32.3세로 집계됐다. 실제 독립이 이뤄지기까지 약 4년여의 기간이 더 필요한 것이다.
부모의 영향력에서 벗어나는 요건 1위는 ‘결혼(25.7%)’, 2위는 ‘취직(24.5%)’이었다. 경제적 독립을 위해 필요한 비용으로는 월 283만원이라고 답했다. 거주비·식비 등 월 평균 생활비가 100만원 이상 필요하기 때문이다.
/김나영기자 iluvny23@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