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미국 컨설팅 업체 푸가치 컨실리엄의 ‘BCI 2016 보고서’에 따르면 28개 주요 국가의 바이오제약 산업과 시장 경쟁력을 분석한 결과 신흥국 가운데 한국의 BCI 지수는 77.94점으로 싱가포르(85.33)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대만과 이스라엘의 BCI지수 역시 각각 76.67점, 75.38점으로 한국을 바짝 추격했다. 반면 중국은 조사 대상 18개 신흥국 가운데 11위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신약 승인 절차가 너무 오래 걸리는 등 지나친 규제가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됐다. 바이오 신흥국 전체의 평균 지수는 62점이다.
BIC 지수는 글로벌 바이오제약사 임원들을 대상으로 △과학기술과 인프라 △임상연구 현황과 환경 △규제·관리 시스템 △시장진입 및 자금조달 △지적재산권 보호 현황 등 5개 항목을 설문조사해 작성됐다. 선진국 가운데서는 미국, 영국, 스위스, 독일, 일본, 아일랜드, 프랑스, 캐나다, 호주, 이탈리아 등의 순으로 바이오 산업 경쟁력이 높았다.
한국은 다섯 개 분야에서 모두 평균치보다 높은 점수를 얻었는데 특히 임상시험과 지적재산권 보호 환경이 전반적으로 우수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또 한미약품이나 삼성바이오로직스 같은 기업들의 지역적·국제적 협력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다만 혁신 신약에 대한 가격 평가가 나쁘고 신약 승인이 늦어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는 등 다국적 제약사의 시장 접근을 막는 여러 규제가 부정적 요소로 지적됐다.
또 보고서는 한국이나 싱가포르처럼 시장 규모가 작은 나라가 중국·러시아보다 좋은 평가를 얻고 있는 이유에 대해 “다국적 바이오제약사의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시장 규모보다 규제 정책이 중요하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김경미기자 kmk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