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상승에 대한 확신이 높아지니 자연스럽게 물가연동국채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물가채는 이름 그대로 물가상승률에 연계해 수익이 발생하는 채권이다. 보통 채권과 다른 점은 발행시점 대비 현재까지의 물가변동을 감안한 ‘물가연동계수’에 따라 원금이 변화하는 구조라는 사실이다. 그리고 이렇게 변동된 원금에 대해 발행시점에 정해진 표면금리를 적용, 이표 이자가 지급된다. 물가연동계수는 한국은행에서 발표하는 해당일의 물가지수를 발행일 당시의 물가지수로 나눠 계산한다.
결국 인플레이션은 물가채의 수익을 높여주는 요인이 된다. 예를 들어 액면 1만원에 발행된 물가채는 발행 후 물가가 3% 상승했다면 원금은 1만300원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자 역시 1만원이 아닌 1만300원을 기준으로 계산돼 지급되기 때문에 그만큼 수익이 늘어나게 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발행된 물가채는 총 6개 종목이며 현재 발행잔액은 약 11조원 규모다. 물가채는 모두 10년물로 발행돼 분리과세 적용이 가능하며 2013년에 발행된 종목까지는 물가상승에 따른 원금 증가 수익에 대해 비과세가 적용된다. 물가채 역시 국채기 때문에 신용위험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 주의할 점은 자본손실이다. 만기 보유의 경우에는 해당이 되지 않겠지만 물가채 역시 채권의 한 종류기 때문에 시장금리 상승기에는 평가수익률이 올라가면서 자본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보통 물가채의 가격 수준을 판단할 때는 비슷한 만기의 국채 금리와 물가채 금리를 비교하게 된다. 해당 금리 차 만큼 물가상승을 통해 보상받게 될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이 반영된 것으로 보게 되며 이를 통해 현재의 기대인플레이션을 산정한다. 현재 10년 만기 국채와 물가채의 금리 차는 대략 0.8% 수준에 불과하다. 향후 물가상승률이 연 0.8%가 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현재는 국채보다 물가채의 상대적 매력이 더 높다는 얘기다. 기존 발행물들을 고려하면 잔존 만기가 4개월 남은 채권부터 각각 3년·4년·7년·9년·10년까지 선택이 가능하다. 물가상승이 예상되는 만큼 투자 기간과 목표를 고려해 포트폴리오의 일정 비중을 물가채로 채워넣는 것도 고려해볼 만한 시점이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