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 배달대행 서비스 '질주'

"비용 싸고 고객만족도 높아"
국내 1위 바로고 고속 성장
월 대행건수 120만건 돌파
제휴사도 급증 8,000곳 달해
꾸준한 수요에 시장 팽창
후발주자 부탁해·띵동은
파격적 가격정책 내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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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성북구에서 프랜차이즈 치킨매장을 운영하는 최영운(52)씨는 요즘 걱정을 하나 덜었다. 본사 추천으로 아르바이트 직원이 아닌 배달대행 전문업체에 치킨 배달을 맡기면서 매출이 10% 가까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최씨는 “배달 비중이 전체 매출의 90%여서 배달 아르바이트생이 결근하면 직접 배달을 할 수밖에 없었는데 전문 서비스를 활용하니 부담이 크게 줄었다”며 “고객 만족도도 높고 인건비나 오토바이 관리 등 비용적인 측면에서도 훨씬 나아 꾸준히 배달대행 전문업체를 이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기침체로 외식업계의 시름이 깊어지는 가운데 배달대행 서비스가 ‘태풍의 눈’으로 부상하고 있다. 자체적으로 배달 직원을 두는 것보다 비용도 저렴하고 고객 만족도도 높아 배달대행 시장이 급격하게 커지는 모습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1위 배달대행 서비스 전문업체 ‘바로고’는 최근 월 평균 배달대행 건수가 120만건을 넘어섰다. 지난 2014년 4월 설립 당시 평균 1만건 수준과 비교하면 폭발적인 성장세다. 전문배달원인 ‘바로고맨’도 같은 기간 400명에서 1만5,000명으로 급증했다. 현재 전국 50개 도시에서 200여개 지사를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제휴사는 8,000개에 이른다.


바로고가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는 것은 제휴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배스킨라빈스, 나뚜루, KFC, 놀부 등 외식기업이 주요 제휴사이고, 최근에는 KT와 홈플러스도 바로고 서비스를 도입했다. KT는 전국 휴대폰 매장의 단말기 배달 서비스에 바로고를 활용 중이고 홈플러스와 세정도 당일 배송 서비스를 위해 바로고와 손잡았다.

이태권 바로고 대표는 “자체적으로 배달 서비스를 운영하면 인력과 장비 등에서 번거로움이 많지만 전문업체를 활용하면 비용과 시간을 대폭 절감할 수 있다”며 “전용 유니폼을 입은 배달원이 친절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메쉬코리아의 ‘부탁해’와 허니비즈의 ‘띵동’도 파격적인 가격 정책을 내세워 배달대행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부탁해는 최근 편의점 CU에서 9,900원 이상 주문하면 배송비를 100원만 받는 이벤트를 선보였고 CJ대한통운과도 당일배송 서비스를 위한 업무협력을 맺었다. CJ대한통운의 택배차량과 부탁해의 오토바이를 활용해 업계 최초로 당일택배 서비스를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띵동도 수시로 주요 외식업체와 제휴해 배달비 무료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서비스 알리기에 여념이 없다.

업계에서는 배달대행 서비스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내다본다. 1인가구 증가로 배달대행 수요가 급증하고 있고 기업 입장에서도 효율적으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어서다. 앞서 바로고를 통해 일부 매장에서 당일 배달 서비스를 도입한 홈플러스는 평균 배송시간이 50분 이내로 단축되는 등 고객의 호평을 받자 전국 주요 매장에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강병오 중앙대 창업경영대학원 겸임교수는 “IT 인프라와 교통망을 연계한 배달대행 서비스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접목한 대표적인 O2O 서비스”라며 “배달대행 서비스에 고객의 인식이 바뀌면서 앞으로는 음식 배달을 넘어 가전제품 애프터서비스나 관공서 업무 대행 등으로 서비스 영역이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지성기자 engi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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