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예산 400조 5,000억 확정…정부안보다 2,000억 감액

총지출 증가율, 올해 예산보다 3.7% 늘어
최대쟁점 누리과정 예산은 8,600억 증액
최순실파문 문화창조벨트 780억원 감액

정세균 국회의장이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2017년도 예산안을 통과시키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나라 내년도 나라 살림 규모가 400조 5,000억원으로 최종 확정됐다.

국회는 3일 본회의를 열고 정부가 제출한 400조 7,000억원에서 2,000억원을 감액한 예산안 수정안을 상정해 표결 처리했다. 올해 예산안보다 총지출이 14조 1,000억원(3.7%) 늘어난 규모다. 국가채무는 682조 4,000억원(GDP의 40.1%)으로 정부안보다 3,000억원 가량 줄었다.

예산안은 법정 처리시한인 2일 자정을 3시간 57분 넘겨 처리됐다. 여야와 정부가 전날 오전 예산안 협상을 타결했으나, 정부가 이를 반영한 수정안을 만드는 데 시간이 소요되면서 상정이 지연된 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에도 법정처리 시한을 48분을 넘겨 지각 처리됐다.

정부안보다 늘어난 증액 사업의 경우 최대 쟁점이었던 누리 과정(3~5세 무상보육) 예산은 여야 합의로 신설된 특별회계에 8,600억원을 반영했다. 사회간접자본(SOC)예산도 당초보다 4,000억원 가량 늘었다.

일자리 예산도 늘었다. 경찰과 소방관, 군부사관, 교사 등 공무원 일자리를 1만개 이상 늘리기 위한 목적예비비 500억원을 추가로 반영했다. 어린이집 보조교사 2,656명을 증원하기 위해 129억원을 증액했다.

저소득 가구의 최저생활보장을 위한 생계급여 511억원을 증액했다. 저소득 취약계층의 기저귀·분유지원 및 긴급복지 예산도 100억원씩 올렸다. 여성청소년 생리대 지원 비용도 30억원을 반영했다.


장애인의 복지 향상을 위해 장애인 연금 및 장애수당 예산이 각각 50억원, 45억원 증액됐다. 장애인 일자리 지원 예산도 138억원 올렸고 노인 일자리 사업 지원 단가의 인상을 위한 예산 261억원이 추가로 반영됐다.

쌀값 안정을 위해서는 쌀 소득 보전 변동직불금으로 5,123억원이 추가 편성됐다.

국방 분야에서는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 등의 조기구축을 위해 1,000억원 가량이 증액됐다. 지진방재 대책 강화를 위해 1,400억원을 추가로 반영됐고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대기개선 대책 마련 예산도 82억원을 올렸다.

정부안 보다 줄어든 감액 사업의 경우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에 연루된 예산으로 문화창조 융합 벨트 구축사업 예산을 780억원 감액했다. 위풍당당 콘텐츠 코리아펀드 출자금도 270억원을 삭감됐다.

이와 함께 청탁금지법 시행에 따라 정부 부처 업무추진비를 5% 정도 감액하거나 자체 절감해 집행하도록 했다. 대통령 비서실과 대통령 경호실 등의 특수활동비도 감액했고 정부 부처 홍보비 예산도 5% 정도 줄였다. 국회의원 세비는 올해 수준으로 동결하기 위해 10억원을 삭감했다.

국회는 예산안 처리에 앞서 근로소득세 최고세율 구간을 신설하는 소득세법 개정안과 누리 과정 예산의 특별회계 신설 등을 뒷받침하기 위한 ‘누리 과정 패키지 법’ 등 예산 부수법안 18개를 의결했다. 소득세법 개정안은 근로소득 과세표준 5억원 초과 구간이 신설하고 세율 40%를 적용하는 내용을 담았다.

정부는 국회에서 확정된 ‘2017년 예산의 공고안 및 배정계획’을 6일에 국무회의에 상정·의결한다. 기재부 예산실 관계자는 “새해 시작 후 바로 예산집행이 가능하도록 사업계획 수립 등 집행 준비를 철저히 하고 예산 및 자금배정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종=김정곤·권경원기자 mckid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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