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은(오른쪽)이 5일 LPGA 투어 진출을 확정한 뒤 캐디 스티븐 바이비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이정은
“드라이버 샷 거리에서는 뒤지지 않을 자신 있습니다. 10년 더 뛰어야 하니 이제부터 몸 관리 더 잘해야겠네요.”
퀄리파잉(Q)스쿨 5위의 성적으로 ‘3수’ 만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진출 꿈을 이뤄낸 이정은(28·교촌F&B)이 5일(한국시간) 벅찬 설렘을 전해왔다. 이정은은 이날 미국 플로리다주 데이토나비치의 LPGA 인터내셔널 골프장(파72)에서 끝난 Q스쿨 최종전에서 합계 10언더파를 기록했다. 1위 제이 마리 그린(미국)에 3타 뒤진 그는 상위 20위까지 주어지는 내년 시즌 풀시드를 여유롭게 확보했다. Q스쿨 도전 3년째에 따낸 전 대회 출전권이다.
경기 후 서울경제신문과 연락이 닿은 이정은은 “연습 라운드 때 140m 거리에서 7번 아이언으로 친 샷이 그대로 들어가는 샷 이글이 나왔다. 뭔가 될 것 같은 느낌이 왔고 실제로 합격까지 했다”며 기뻐했다. 다음달 중순 시즌 개막전인 바하마 클래식에서 데뷔전을 치를 예정이라는 그는 “다양한 선수들과 같은 조로 치면서 많이 배우고 이전과는 다른 것을 느끼고 싶다”고 했다.
이정은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만 10년을 뛰며 5승을 거뒀다. 주변에서는 굳이 미국 무대에 도전하는 그를 의아하게 생각했지만 이정은은 “익숙해지는 것은 무서운 일인데 도전 자체가 자극이 된다”며 미국 무대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그는 “잘하든 못하든 골프를 시작한 이상 꼭 뛰어봐야 하는 무대라고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한국에서는 노장 대열에 발을 걸쳤지만 “관리만 잘하면 10년은 너끈히 더 뛸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인 이정은은 “어느 대회를 가든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적응이 우선이고 최대한 관리를 잘해서 오랫동안 좋은 기억에 남는 멋진 선수가 되는 게 목표”라고 했다. 언니와 함께 플로리다에 머물던 이정은은 뉴욕에 며칠간 머물며 ‘뒤풀이’를 한 뒤 10일께 귀국한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