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영 핑거앤 대표
스마트폰에 혈당 측정기를 연결한 후 피 한 방울을 떨어트리자 앱에서 “혈당 측정결과는 70㎎/㎗로 목표(80~120㎎/㎗)보다 많이 낮습니다”라며 결과를 즉시 알려준다. 이어 당 수치를 올리는 구체적인 방법도 가르쳐준다.혈당 관리 앱 업체인 핑거앤의 김민영(사진) 대표는 6일 판교 본사에서 만나 “핑거앤은 일반 혈당 측정기와 달리 측정 결과와 함께 전화 무료 상담과 스마트폰 앱을 통한 갖가지 대응 방법을 알려준다”며 “가격도 1만원 수준으로 기존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반 측정기 대비 7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핑거앤은 앱에 연결된 혈당 검사지 50개, 총 1만5,000원어치를 구입하면 혈당측정기를 무료로 제공한다. 수익은 검사지 판매에서 나온다. 프린터 제조업체들이 프린터 기기는 저렴하게 파는 대신 잉크 등 소모품에서 수익을 올리는 것과 비슷한 구조다. 검사지 구입 고객 대상 한 달간의 무료 상담은 핑거앤과 제휴를 맺은 녹십자헬스케어 소속 현직 간호사와 영양사 등이 제공 중이다.
김 대표는 “제약사들은 의약품 시판 후 6년간 임상결과를 식약처에 제공해야 하는데 연간 수억 원의 비용이 소요된다”며 “핑거앤을 활용할 경우 치료 효과나 부작용을 자연스레 알 수 있어 이 같은 임상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핑거앤 측은 이용자들이 약을 먹고 변화한 혈당값 수치 등을 연구기관에 임상 데이터 등으로 제공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핑거앤은 올해 벤처캐피털인 네오플라이로부터 투자를 유치했으며 향후 보다 공격적인 영업에 나설 계획이다.
다만 핑거앤의 사업성과는 아직 걸음마 단계다. 현재 핑거앤 다운로드 수가 1,000건 미만에 불과해 수익을 내기에는 턱없이 모자란 상황이다. 김 대표는 “국내 당뇨 환자 370만명 가운데 스마트 폰을 통한 당뇨 관리 환자 수요가 10만명 정도로 추정된다”며 “내후년에는 성공 기준인 이용자 수 5만명에 도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핑거앤은 국내 대형 보험대리점(GA)과 함께 당뇨병 환자의 건강관리용으로 앱을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최근 보험사들은 고령화 여파로 보험금 지급 액수가 급증하자 고객이 스스로 건강관리를 할 경우 보험료를 깎아주는 상품 등을 내놓고 있다. 김 대표는 “현재 핑거앤과 제휴한 병·의원이 경희대병원을 비롯해 17곳”이라며 “향후 일반 병원에서 약을 처방하듯 핑거앤 앱을 처방하도록 해 시장을 확대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판교=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