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참사 당일 오후 5시15분께 부스스한 머리 모양으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 /연합뉴스.
세월호 침몰 사고가 발생한 지난 2014년 4월16일 박근혜 대통령이 관저에서 머리 손질만 두 번 받았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의문투성이던 박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중 일부 시간이 미용에 쓰였다는 게 밝혀진 것이다.6일 SBS 보도에 따르면 세월호 참사 당일 중앙대책본부를 방문했던 박 대통령의 부스스한 머리 모양은 전담 미용사가 연출한 것으로 밝혀졌다. 평소 심하게 부는 바람에도 휘날리지 않을 만큼 단정한 머리 모양을 고수하는 박 대통령이지만 이날만은 부스스한 머리로 중대본을 방문했다.
일반적으로 박 대통령은 매일 오전 전담 미용사인 강남 유명 미용실 원장 정씨를 청와대로 불러들여 머리 손질을 받아왔다. 참사 당일에도 정 원장은 오전에 청와대로 들어가 박 대통령의 머리 손질을 했다고 증언했다. 앞서 한겨레신문은 이날 “세월호가 가라앉던 4월 16일 박 대통령은 승객 구조 대책을 마련하는 대신 강남의 유명 미용사를 청와대로 불러 ‘올림머리’를 하는 데 90분 이상을 허비했다”고 보도했다.
문제는 중대본 방문이 결정된 오후 3시 이후 다시 청와대로 가서 박 대통령의 머리 손질을 했다는 점이다. 중대본 방문을 앞두고 단정했던 머리 모양이 부담스러웠던 탓인지 일부러 시간을 들여 머리 모양을 부스스하게 연출한 것이다. 정 원장은 이날 중대본을 방문한 박 대통령의 머리 모양이 평소와 달랐던 이유를 묻는 질문에 “일부러, 왜냐면 옷을 그런 옷을 입으시잖아요. 그리고 그때 좀 비상상태였잖아요”라고 말했다. 방문 복장이 민방위 옷인 점에 맞게 머리 모양을 다시 연출했다는 것인데 박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당일 긴박한 순간에 머리 손질만 두 번 했다는 의미가 된다.
결과적으로 박 대통령은 참사 당일 오전 11시23분에 국가안보실로부터 ‘315명의 미구조 인원들이 실종 또는 선체 잔류 가능성이 높다’는 유선 보고를 받았는데도 그 이후 머리 모양을 복장에 맞게 고치기 위해 골든타임을 흘려보낸 셈이다. 그동안 청와대 경호실이 세월호 참사 당일 외부에서 대통령 관저로 들어온 사람이 없다고 주장해왔던 것도 거짓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의 머리 손질과 메이크업을 위해 총무비서관실 소속으로 2명을 계약직으로 채용하고 있다”며 “세월호 참사 당일 전속 미용사가 오후 3시20분께부터 1시간 가량 청와대에 머물렀고 머리 손질에 소요된 시간은 20여분”이라고 해명했다.
/정순구기자 soon9@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