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 반대매매에 속타는 개미.. 지스마트글로벌 하한가

여의도 큰손 A씨 빚내 산 주식 못갚아 물량 쏟아져
시장 악화로 주가 떨어지며 반대매매 빈번해
전날 NHN한국사이버결제도 22% 하락 뒤 이날 반등

7일 돌연 하한가를 기록한 비메모리반도체 기업 지스마트글로벌(114570)의 추락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 예상 당기순이익이 지난해보다 2배나 늘어난 200억원으로 예상되며 실적호전주로 꼽혔던 지스마트글로벌의 이날 하한가 추락에 일반 투자자들은 어이가 없다는 반응도 내놨다. 이날 지스마트글로벌은 전일 대비 6,350원 하락한 1만4,850원을 기록했다.

지스마트글로벌은 특별한 악재 없이 이날 하한가로 장을 시작했다. 장 시작 전 91만주의 매물이 동시호가에 쏟아지며 주가는 급락했다. 91만주의 매물은 평소 지스마트글로벌 거래량의 9배가 넘는 규모다. 전체 거래량도 지난 2010년 지스마트글로벌 상장 이후 최대치인 880만주를 기록했다.


이날 급락에 대해 2대주주의 반대매매(임의처분) 물량이 쏟아졌기 때문으로 증권사들은 보고 있다. 반대매매는 투자자가 신용융자 등으로 주식을 매입했을 때 빌린 돈을 약정 기간 내에 변제하지 못하거나 일정 담보비율 밑으로 보유주식 가치가 하락할 경우 투자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로 일괄 매도하는 매매를 뜻한다.

증권가에서는 지스마트글로벌의 2대주주인 A씨의 반대매매 물량이 이날 장 시작 전 동시호가에 쏟아졌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여의도 큰손으로 알려진 A씨는 부인인 B씨와 함께 지스마트글로벌을 지속적으로 사들여 지난 3·4분기 기준 382만8,738주(19.36%)를 보유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개인투자자인 A씨의 경우 여러 종목에 투자를 하고 있는데 최근 시장 상황이 안 좋은 탓에 일종의 사고가 난 것 같다”며 “주가 하락으로 담보비율이 내려갈 경우 현금납입을 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것 같다”고 전했다. 모 증권사의 연구원도 “6일부터 반대매매로 추정되는 물량이 나왔다”며 “수급에 따른 과매도로 하한가를 기록했지만 회사 실적이나 기초체력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2일 결정한 50억원의 전환사채(CB)를 받고 앞으로 전환가격을 낮추기 위해 일부 대주주들의 의도적인 매도가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주가 급락에 대해 조회공시를 했다.

한편 이 같은 ‘큰손’들의 대량 반대매매로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는 경우가 최근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하반기 들어서며 시장 상황이 부정적으로 변하면서 주가 하락에 따른 반대매매가 속출하는 것이다. 실제 6일 NHN한국사이버결제(060250)도 주가가 하루 만에 22%나 빠진 채 거래를 끝냈다. 하지만 이날 NHN한국사이버결제는 저가 매수세 확대에 반등에 성공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6일 급락은 소수 계좌에서 보유 지분을 일시에 매각함으로써 발생한 수급 불균형 때문”이라며 “개인주주의 반대매매 때문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박호현기자 green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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