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의 삼천리 대표 부회장
강병일 삼천리ES 사장
알짜 에너지 기업으로 잘 알려진 삼천리그룹이 연말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는 핵심 사업을 이끄는 전문경영인을 나란히 승진시켜 조만간 다가올 3세 시대를 대비하는 조치로 풀이된다.
삼천리는 이번 인사를 통해 주요 계열사에 핵심 경영진을 전진배치했다고 7일 밝혔다. 이찬의 ㈜삼천리 대표(사장)는 직책을 유지한 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강병일 ㈜삼천리 사업본부 대표(부사장)는 사장 승진과 함께 삼천리ES 대표로 발령냈다. 삼천리ES는 에너지 절감 컨설팅 등을 담당하고 있다. 기존 삼천리ES 대표였던 유재권 부사장은 ㈜삼천리 대표 부사장에, 하찬호 ㈜삼천리 부사장은 안산도시개발 대표 부사장으로 각각 이동했다.
이 부회장과 강 사장은 지난 2014년부터 삼천리의 핵심 사업군을 이끌어왔다는 점에서 이번 인사는 핵심 경영진의 입지를 공고히 다지는 조치로 보인다. 삼천리 관계자는 “이미 삼천리는 2014년 한준호 회장이 그룹의 모든 사업을 총괄하고 이 부회장이 도시가스·집단에너지·자원개발 같은 주력 사업을 꼼꼼히 책임지는 체제를 구축했다”며 “올해 인사에서는 이 부회장의 역할이 좀 더 확대된다”고 설명했다. 한준호-이찬의 투톱 체제가 내년에도 삼천리를 이끈다는 얘기다.
삼천리의 올해 임원인사는 오너 일가 3세대의 경영을 준비하기 위한 과도 체제를 강화한 것이라는 분석도 많다. 올해는 그룹을 이끌어 온 이만득 회장이 등기임원직을 내놓고 명예회장으로 직함을 바꾼 상태다. 경제계는 이 회장의 큰 조카이자 40대 나이에 접어든 이은백 ㈜삼천리 부사장이 그룹 경영권을 승계할 유력 후보라고 보고 있다.
삼천리는 고(故) 이장균 명예회장과 고(故) 유성연 명예회장이 공동창업한 뒤로 60년 넘게 안정적 동업을 지켜왔다. 이 회장은 고(故) 이 명예회장의 차남이다. 고(故) 유 명예회장의 손자들(유성연 ㈜삼탄 회장의 두 아들)은 20대로 아직 경영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혁기자 2juzs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