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표결>굳은 표정의 권성동 법사위원장 (서울=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이 있는 9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비상시국위원회 회의에서 권성동 국회 법사위원장이 굳은 표정을 하고 있다. 권 위원장은 탄핵이 가결되서 헌법재판소까지 가게 되면 소추위원으로 국회를 대표하게 된다.
새누리당 비박계인 권성동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의 헌법 위반은 이미 명명백백히 나타난 사실이다. 우리 당이 살아날 길은 (탄핵 찬성을 통해) 헌법을 지키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권 의원은 9일 오전 당 의원총회에서 “헌법기관으로서의 양심에 따라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해 달라”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이정현 대표처럼 현실을 인식하는 게 과연 새누리당 진로에 도움이 되는 것인가 하는 의문에서 발언을 하게 됐다”며 “저 역시 박 대통령의 당선을 위해 문재인 당시 후보를 앞장서 공격한 사람으로서, 정부 출범 이후 야당의 무리한 발목잡기에 맞서 싸운 사람으로 큰 자괴감이 들고 참담한 심정”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과의 인간적 의리와 국민을 위한 정치 사이에서 수많은 번민을 하다가 세 가지 원칙을 되뇌며 결심했다”고 소개했다.
권 의원은 “첫째 국민을 대표하는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으로서 국민만 바라봐야 한다는 점, 둘째 헌법과 법률의 절차를 따라야 한다는 점, 셋째 망가질 대로 망가진 새누리당이지만 어떻게 다시 보수의 싹을 살려서 보수의 가치를 지향하는 국민을 하나로 모을 것인가 하는 점 등이 그 원칙들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노동개혁, 세율 인상 등의 정책적 문제는 여론을 존중하되 국민을 설득하면 되지만 대통령의 헌법 위반 문제는 국민의 뜻을 따르는 게 올바른 태도”라고 꼬집었다.
권 의원은 “대통령의 행위에 대한 헌법 위배 여부가 걸린 이번 사안은 중학교만 나와도 쉽게 판단할 수 있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국민의 80%는 이미 탄핵에 찬성하고 있다”며 “헌법 위반이 아니라면 왜 대통령은 세 번에 걸쳐 담화를 하고 사과를 했겠나”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정현 대표를 겨냥해 “변명할 기회가 수도 없이 많았는데 특검 수사가 시작됐기 때문에 기다려야 한다는 주장은 논리성이 없다”고 비판했다.
권 의원은 “탄핵이 부결되면 우리가 개헌이든 야당을 향한 비판이든 무슨 얘기를 해도 수용할 국민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