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8일 각 금융업권 협회 관계자들을 소집해 이 같은 방침을 전달했다. 금융위 고위관계자는 “2008년 채안펀드 조성의 경험이 있고 큰 틀에서의 구조도 변화가 없다”며 “현재 채권시장의 만기별 구성과 금융회사별 분담 비율 등을 정하는 막바지 작업을 진행하고 있어 이달 중으로는 최종 조성작업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2008년 채안펀드 조성 당시 정부와 91개 금융회사는 ‘캐피털콜(capital call·필요시마다 자금 지원)’ 방식으로 최대 10조원까지 펀드를 운용할 수 있도록 협약을 맺었고 현재까지 유효한 상황이다. 다만 펀드 조성규모와 통합펀드운용사, 금융회사별 분담 비율 등에 대해서는 세부조율이 필요한 상황이다.
펀드 규모는 2008년 채안펀드의 두 배인 20조원 수준으로 늘린다는 게 당국의 복안이다. 당장 채권시장 위기 조짐은 크지 않지만 대통령 탄핵 이후 특검과 헌재의 탄핵 결정 등 정국의 불확실성이 고조될 수 있는데다 미국 금리 인상 등 대외변수의 충격도 클 수 있다는 게 당국의 판단이다. 이와 관련, 최근 회의에서 금융당국은 업계에 신속한 펀드 조성을 위해 조성 규모와 관련된 각 금융회사의 동의를 생략한다는 양해를 구했고 업계도 이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성방식은 한국은행이 10조원을 금융회사에 유동성 형태로 지원하고 금융회사는 여기에 덧붙여 자체적으로 10조원을 펀드에 출자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08년 당시에도 금융업계와 한은은 절반씩 분담하는 형태로 펀드를 조성했었다. 이에 대해 한은 관계자는 “아직 금융위로부터 정식 요청을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금융감독원과 KDB산업은행·예금보험공사 등 관계기관과 함께 금융상황점검회의를 주재하면서 “채권시장안정펀드 운용을 위해 필요한 절차를 조속히 마무리하고 언제든지 즉시 가동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조민규·김상훈기자 cmk25@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