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
국내에서 첫 행동주의(activist) 헤지펀드를 선보인 라임자산운용이 사회적기업에 잇따라 투자하고 있어 주목된다.12일 투지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라임자산운용은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나무 심는 기업 ‘트리플래닛’과 지역농산물 활용기업 ‘제너럴바이오’, 휠체어 전동장치기업 ‘토도웍스’ 등에 1억~8억원가량을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원종준(사진) 라임운용 대표는 “적은 금액이지만 사회적기업을 성장시켜 자본시장을 건강하게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전문 벤처투자자 등과 함께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라임운용이 선보인 행동주의 헤지펀드 ‘라임데모크라시’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함께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라임운용이 이 펀드를 준비한 것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는 무관하지만 ‘데모크라시’라는 펀드명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이끌었다. ‘라임데모크라시’는 단순 단기수익만을 쫓는 펀드가 아니다. 기업의 일정 지분을 확보한 후 주주 환원정책과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할 방침이다. 국내에서 행동주의 헤지펀드는 외환은행 ‘먹튀’ 논란의 ‘론스타’, 삼성물산(028260)과 제일모직 합병안에 반대했던 ‘엘리엇’이 대표적이다. 긍정적인 이미지보다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하지만 라임운용은 행동주의펀드가 주주와 기업가치를 모두 높이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경영구조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펀드라는 점을 강조했다.
사회적기업 투자도 같은 맥락이다. 당장 최순실 사태 등으로 국내외 연기금이 국내 기업 투자를 줄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며 ‘사회적으로 책임감 있는 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원 대표는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 이슈 등 기업의 책임감을 나타내는 ‘ESG’ 지표에 국내 기관들이 무심한 게 현실”이라며 “행동주의펀드를 통해 자사주 매입과 배당 확대 등 수익을 창출하는 한편 사회적 기업을 성장시키고 추후 기업공개(IPO) 등을 통해 자본시장에 참여할 수 있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사회적 투자의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트리플래닛은 이미 프리 IPO(상장 전 지분투자)를 검토 중이며 제너럴바이오는 키움증권(039490)을 상장주관사로 선정해 코스닥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원 대표는 “라임운용뿐만 아니라 사회적기업 투자에 관심을 가진 벤처캐피털·고액자산가 등이 많다”며 “‘좋은 일’ 하는 기업에 자금조달이 용이해질 ‘더 좋은 펀드’도 나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송종호기자 joist1894@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