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는 “여야 3당이 여야정합의체를 운영하기로 했으니 국정교과서처럼 정치 문제는 정치 문제로 풀고 경제 문제는 경제 문제로 풀어나가야 한다”며 “정치권이 큰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면 기존 시스템 속에서 충분히 위기를 극복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1990년대 말 외환위기, 2004년 고(故) 노무현 대통령 탄핵정국 등 국가위기 상황을 극복할 수 있었던 데는 공직사회의 역할이 컸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통과 이후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임종룡 금융위원장 등 각 부처 수장들이 공직사회의 기강 확립과 선전을 주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은 “(공직사회 중심의 국가운영) 시스템은 이미 충분히 구축돼 있다”며 “정치권이 내비게이션 역할을 하려고 하지 말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정치권이 경제를 흔들지만 않는다면 시스템은 잘 돌아가게 돼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탄핵정국으로 인한 국정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황교안 대행 중심의 국정관리 컨트롤타워를 공식 출범시켰다. 황 대행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차 국정현안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해 안보·경제·민생·국민안전 등 4대 분야의 시급한 현안을 주 2회 집중 논의하고 정책 방향을 신속히 결정하기로 했다. 특히 황 대행은 경제정책의 연속성을 유지하기 위해 유일호 부총리를 경제 컨트롤타워로 유임시킬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경제·금융 분야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경제 분야는 그동안 호흡을 맞춰왔던 유 부총리 중심의 현 경제팀이 책임지고 선제 대응해달라”고 주문했다.
/세종=김정곤기자 조민규기자 mckid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