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후 서울 CGV 왕십리에서 조의석 감독과 이병헌, 강동원, 김우빈, 엄지원, 오달수, 진경 등 주요 출연진이 참석한 가운데 영화 ‘마스터’의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12일 오후 서울 성동구 행당동 왕십리 CGV에서 열린 영화 ‘마스터’ 언론시사회에서 조의석 감독이 질의응답 시간을 갖고있다. / 사진 = 지수진 기자
영화 ‘마스터’에서 이병헌이 연기한 ‘진현필 회장’은 먼저 네트워크 마케팅으로 투자자를 끌어모은 뒤, 제2금융권의 저축은행을 인수해 제도권으로 들어간다는 액션을 보이며 억 단위가 아닌 조 단위의 천문학적인 사기를 기획한다.
정재계까지 끌어들인 이병헌의 이 네트워크 마케팅 사기극이 지능범죄수사대의 김재명(강동원 분)에 의해 무산되자, 이번에는 다시 필리핀으로 건너가 필리핀 마닐라를 친환경도시로 만든다며 필리핀 정치인을 끌어들여 3조원 규모의 사기극을 다시 한 번 기획한다.
이처럼 수백 억 단위도 아닌 조 단위의 천문학적인 금융사기를 기획하는 ‘진현필 회장’의 캐릭터는 바로 희대의 사기꾼으로 불린 ‘조희팔’에게서 가져왔다. 조희팔은 2004년부터 의료기기를 사서 빌려주면 고수익을 낼 수 있다는 ‘의료기 역렌탈 계약 사기’를 통해 피해자만 3만여 명, 피해액만 4조에서 5조로 예측되는 천문학적인 피해를 남겼다.
조의석 감독은 “이름에서 눈치챈 분도 계시겠지만, ‘진현필’이라는 인물은 ‘조희팔’의 초성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라며, “처음엔 저도 대체 이런 것에 왜 속을까 싶었는데, 막상 자료조사를 해보니 저라도 속을 수 밖에 없을 것 같더라”며 사기꾼들의 치밀한 수법에 혀를 내둘렀다.
이어 조의석 감독은 영화 속에 등장하는 대사처럼 “건국 이래 최대 규모의 게이트”라는 말이 하필 개봉을 앞두고 터진 ‘최순실 게이트’에 묻혀버린 현실에 대해 “영화 기획에만 3년 반이라는 시간이 걸렸으니, 개봉을 앞두고 이런 일이 벌어질 줄은 저도 꿈에도 몰랐다”며, “그래도 국민들의 노력과 촛불로 영화보다 통쾌한 현실이 펼쳐지는 것이 너무나 기뻤다”며 아쉽게도 영화 후반작업으로 인해 촛불열기에 동참하지 못한 아쉬움도 함께 전했다.
영화 ‘마스터’는 건국 이래 최대 규모인 조 단위 사기 사건을 둘러싸고, 이를 쫓는 지능범죄수사대와 희대의 사기범, 그리고 그의 브레인까지 세 남자의 속고 속이는 추격을 그린 범죄오락 영화로 12월 21일 개봉한다.
/원호성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