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개혁에...부산 기업 유치 10년새 최다

올 37건으로 작년의 두배
민간자문관 활용 전략도 한몫
경제유발효과 6,790억 전망

조선·해운경기 악화로 지역 경제가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 부산시에 둥지를 틀겠다고 나선 기업들이 최근 10년새 가장 많아 지역 경기회복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부산시가 과감한 규제개혁과 제도개선, 민간자문관을 통한 기업정보 분석 등 적극적인 기업 맞춤형 투자유치 전략을 펼친 결과라는 분석이다.

부산시 14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에버가드, 에이블맥스 등 수도권 지식기반서비스 4개 기업과 신·증설 투자유치를 위한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한다. 이로써 부산시의 올해 기업 유치실적은 37건으로 지난해(19건)에 비해 두 배에 달했다. 부산시의 기업유치 실적은 지난 2007년 9건에 그쳤으나 2012년 20건으로 증가했다가 이듬해에는 15건으로 다시 축소됐다. 하지만 이후 3년간 줄곧 증가세를 보이면서 올해에는 최근 10년새 가장 좋은 실적을 달성했다.


특히 올해는 1998년 르노삼성차 이후 처음으로 현대글로벌서비스와 미국 MS사의 데이터센터 등 국내외 대기업 2개사를 포함해 가구분야 대기업인 한샘, 유통분야 대기업인 다이소 등 고용 효과가 큰 강소기업을 유치해 단순히 양 뿐만 아니라 질적인 면에서도 고무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부산시는 올해 37개 기업에서만 신규고용 5,315명, 경제유발효과 6,79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업들이 부산으로 몰리는 데는 그동안 과감한 규제개혁, 제도개선, 민간 네트워크를 활용한 전략적 유치 활동 등에 시가 행정력을 총동원했기 때문이다. 부산에 투자하는 기업이 정착하면 동반성장이 일어나고 기업성장, 고용창출, 소비·생산·투자의 선순환 구조를 가져온다고 보고 시가 적극적으로 뛰었다는 얘기다. 부산시 관계자는 “대기업이나 역외기업을 타 도시보다 산업용지가 비싼 부산으로 데려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며 “하지만 동북아 허브항만과 국제공항, 철도, 광역교통망을 갖춘 물류 거점도시인 지역의 강점과 부산시에서 기업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을 적극 내세운 점이 효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실제 부산시는 기업 유치에 있어 정보력이 가장 중요한 것으로 보고 수도권에 민간자문관을 두고 계열사 분리나 기업 확장 등 기업 관련 정보를 발 빠르게 얻고 있다. 일례로 개성공단이 폐쇄되기 전 입주기업을 대상으로 유치 전략을 펼친 것과 현대중공업의 자회사로 분사한다는 소식을 듣고 현대글로벌서비스를 유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해마다 두 번씩 수도권 기업에 투자 의향을 물어보는 공문을 보낸 뒤 투자를 고민하는 기업을 직접 찾아가 인센티브 등을 설명하는 등 기업에 도움이 되는 부분을 제시하는 맞춤형 전략도 주효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내년 초에도 수도권 등 역외기업의 투자양해각서 체결이 이미 4개나 예정돼 있어 강소기업 유치가 순항할 것”이라며 “내년에는 민·관·학 협력으로 ‘대기업유치 추진단’도 구성해 미래 신성장동력 산업 분야의 기업 유치 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라 말했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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