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011년까지 국내 증시를 이끌었던 ‘화·정(화학·정유)’ 업종이 최근 다시 상승세다. 유가증권시장에서 화학 업종은 OPEC 회원국들이 감산 합의를 시작한 지난 1일부터 이날까지 약 4.09% 상승했다. 화학 업종을 구성하는 주요 석유화학 기업의 주가도 이달 들어 일제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 롯데케미칼(011170)은 지난 8월 20만원대였던 주가가 최근에는 36만원에 육박했으며 한화케미칼(009830)과 LG화학(051910)도 1일부터 이날까지 주가가 각각 8%, 10%씩 상승했다. SK이노베이션(096770)·SKC(011790)·GS 등 정유도 이달 들어 꾸준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유가가 상승하면 물가를 자극해 수요 개선으로 이어지지만 제품 가격만 오르고 수요가 늘지 않을 경우에는 오히려 악재가 된다. 하지만 최근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당선으로 미국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트럼프는 “석유·석탄 에너지 개발을 지원해 미국 경제를 부흥시키겠다”는 공약을 내건 바 있다. 특히 화석연료 생산 확대를 공약으로 내걸며 대선에서 승리한 후 전통 에너지주의 주가 상승이 두드러지는 상황이다. 이충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OPEC 감산으로 세계 정유·석유화학 시장 참여자 모두 몇 년 만에 재고 축적에 들어가게 될 것”이라며 “이에 정제 마진, 석유화학 제품 이익 모두 개선될 확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미국·중국 등에서 인프라 투자를 중심으로 실질 수요가 늘어난다는 기대감과 재고 비축 수요로 수익성이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현재 저점 상태인 국내 석유화학 업계가 최근의 수급 개선에 최대 호황기를 맞이할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017년은 주요국 경기 개선과 미국 인프라 투자가 실질 수요를 확대하면서 업황이 회복기에서 본격적인 호황기로 접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감산이 본격화하고 재고가 충분히 소진된 상황이어서 현재 저평가된 한국 업체에는 매우 유리한 상황”이라며 “본격적으로 제품가격이 상승하면 석유화학 업종에 대해 적극적으로 비중 확대를 할 만하다”고 말했다.
/서지혜기자 wis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