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8월 중국인민은행(PBOC)은 자국 통화 관리방식을 바꿨다. 위안화 환율이 밤새 2% 하락하자 전 세계 증시가 폭락했다. 투자자들이 ‘중국이 경기부양 목적으로 위안화 평가 절하를 이용하고 있다’ 고 우려한 탓이었다. 한바탕 소동이 지나고, 중국은 위안화 안정을 약속했다.
하지만 위안화 가치 절하는 계속됐다: 올해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3% 하락했다. 글로벌 통화 대비 하락 폭은 더욱 컸다. 캐피털 이코노믹스 Capital Economics의 선임 글로벌 경제학자 줄리언 제솝 Julian Jessop은 최근 “계속되는 가치 절하는 ‘전반적인 안정성을 유지하겠다’는 중국 당국의 공식 약속과 부합하지 않는다” 고 지적했다. 하지만 미국 주식 시장이 강세를 보이고 있어 투자자들은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환율 조작은 정치적으로 매우 민감한 사안이다(도널드 트럼프 지지자에게 물어보라). 그렇다면 왜 집단적인 무관심이 일고 있는 것일까? 단순히 말해 위안화 평가절하의 원인을 제공한 것은 중국 정부가 아닌 트레이더들이며, 아직 환율 하락이 해외에서 악재로 작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예컨대 중국 수출 기업들은 환율 하락으로 눈에 띄는 수혜를 입지 못했다. 미국의 수요 약세와 생산비용 증가 때문에 중국 수출은 타격을 입었고, 그로 인해 올해 내내 급속한 감소세가 지속됐다. 그 결과 무역전쟁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럼에도 화폐 자유화는 중국의 다른 자유시장 개혁과 마찬가지로 일관성이 없었던 게 분명하다. 중국은 최근 항저우에서 G20 정상회의를 개최할 정도로 발전을 하긴 했다. 하지만 교역 상대국들은 중국이 좀 더 공정한 환율정책을 입증해 보이길 바랄 것이다.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BY SCOTT CENDROWS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