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그랜저 출시 3주만에 누적계약 4만대

사전 계약 빼면 하루 800대꼴
법인·상업용 대기수요도 한몫



현대자동차의 준대형 세단인 신형 그랜저(IG·사진)가 출시 한 달여 만에 누적계약 대수 4만대를 돌파했다. 구형 그랜저(HG)의 올 한해 누적 판매량과 맞먹는 수준이다. 누적 출고대수가 1만대를 넘으면서 소비자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기 시작한 것이 비결로 분석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신형 그랜저의 이달 14일까지 누적계약 대수는 4만1,000대다. 출시 이후 16영업일 만에 세운 기록이다. 사전계약 대수(2만7,491대)를 제외하면 하루 평균 800여대가 계약된 셈이다. 내수시장에서 고전하는 현대차에는 활력소가 되고 있다. 실제로 기아차의 신형 K7은 출시 후 27영업일 동안 약 1만6,500대가 계약된 바 있다.

신형 그랜저의 인기에 현대차 아산공장은 생산라인을 풀가동하고 있다. 지난 14일까지 누적출고 대수는 1만298대다. 아산공장은 신형 그랜저 물량을 대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특근도 했다. 아산공장에서는 그랜저와 LF쏘나타를 함께 생산한다. 전체 물량의 30% 수준이었던 그랜저 생산 비중은 현재 50%까지 끌어올렸다. 업계에서는 물량공급이 원활하게 되면 월 1만대 판매도 넘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재 그랜저는 신청 후 대기 기간이 2개월 정도”라며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반응이 더 좋다”고 말했다.

신형 그랜저가 초반 인기를 끄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우선 그랜저HG 이후 5년 만에 신모델이 나오면서 법인 및 상업용 대기 수요가 많았던 것이 가장 큰 이유로 풀이된다. 일반차량과 상업용 택시 차량을 동시에 내놓은 현대차의 승부수도 통하고 있다. 디자인에 신경을 많이 쓰고 현대 스마트센스 등 최첨단장비를 장착하면서도 가격 인상은 최소화해 상품성을 강화한 점, 30대 전후의 젊은 고객을 수요층으로 정한 것, 누적출고 1만대가 넘고 실제로 타본 고객들의 입소문이 나기 시작한 것도 영향을 줬다. 연말 신형 그랜저가 인기를 끌면서 내수시장에서 고전하던 현대차가 반등의 기회를 잡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준대형 세단은 비교적 고가로 대당 판매수익이 다른 차종 대비 높은 편이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률을 끌어올리는 데도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의 신형 그랜저가 인기를 끌면서 고객들이 전시장을 더 찾게 되고 이로 인해 다른 차종의 판매도 늘어나는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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