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 다주택자 주담대 잔액을 주택보유 수로 구분해보면 △2주택자 138조2,000억원 △3주택자 39조9,000억원 △4주택자 12조4,000억원 △5주택자 이상 9조4,000억원이었다. 주담대 건수가 1건인 1주택자의 대출 규모는 430조9,000억원이었다. 쉽게 말해 금융기관 전체 주담대 규모(630조8,000억원)의 31.7%가 다주택자 대출인 셈이다.
다주택자 대출은 1주택자에 비해 ‘레버리지’가 높다는 게 금융업계의 일반적 시각이다. 쉽게 말해 원금 상환으로 평생 살 집을 구매하는 1주택자와 달리 다주택자는 대출 등 타인의 자본을 ‘지렛대’로 삼아 임대 등으로 수익을 올린다. 다주택자가 금리에 민감한 것도 이 때문이다. 또 원금과 이자를 같이 갚아나가는 1주택자와 달리 다주택자 대출은 원금을 두고 이자만 내는 거치식·만기 일시상환이 대부분이다.
지난 2012년 금융당국이 주택을 3채 이상 가진 다주택자 주택담보대출을 ‘고위험군’으로 분류하고 위험가중치를 35%에서 50%로 높인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다주택자 대출의 위험성이 큰 만큼 은행이 대출 규모를 늘릴수록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 비율이 떨어져 다주택자의 대출을 억누른 것이다.
문제는 다주택자 대출이 전체 주담대의 3분의1까지 올라간 상황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상의 가속페달을 밟으면서 국내 시중금리도 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금리 상승세가 집값 하락과 맞물릴 경우 다주택자들이 대거 주택을 쏟아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