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우택 새누리 원내대표, 계파정치 끝낼 방안 찾아야

새누리당 신임 원내대표에 친박근혜계 후보인 4선의 정우택 의원이 16일 선출됐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와 최고위원 등 친박 지도부도 정 원내대표의 선출에 맞춰 이날 애초 계획보다 5일이나 앞당겨 전격 사퇴했다. 정 원내대표는 정책의장 러닝메이트로 나선 이현재 의원과 함께 총 62표를 얻어 비박계 후보인 ‘나경원·김세원 조(55표)’를 눌렀다. 정 원내대표는 당선 소감에서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며 “여러분과 함께 흩어지지 말고 같이 가자. 사즉생(死卽生)의 마음으로 한번 살려보자”며 당의 화합을 촉구했다.


이날 원내대표 경선 결과는 새누리당의 진로와 정국 전반에 상당한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당장 일괄사퇴한 지도부의 공백을 채우고 당 재건을 담당할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에 큰 책임을 지게 됐다. 아울러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즉각 정 신임 원내대표에 대해 “국민의 열망을 저버린 경선 결과”라며 대화상대로 인정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자칫 원내대표 시작부터 야당과의 협치가 막혀버릴 수도 있는 상황이다. 안팎의 이런 난관을 어떻게 수습하고 헤쳐나갈지가 정 원내대표의 어깨에 지워졌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급한 것은 정 원내대표의 선출로 더욱 가시화할 비박계의 집단반발과 탈당 문제 해결이다. 비박계의 리더인 김무성 전 대표는 이미 탈당을 검토 중이라고 공언했고 이날 경쟁 상대로 나선 나 의원 역시 패배시 탈당 가능성을 시사해온 만큼 비박계 내부의 탈당 논의가 급물살을 탈 공산이 크다. 여기에다 20일로 예정된 당 중앙윤리위원회에서 박근혜 대통령 징계 수위에 대해 어떤 결정이 나오느냐가 새누리당 분열의 주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 원내대표가 취임 일성으로 계파 청산과 당 화합을 강조했지만 이를 구체화하는 것은 만만치 않은 과제다. 친박 지도부의 ‘2선 후퇴’가 원래 예정했던 21일에서 앞당겨졌지만 이 정도로 비박계의 탈당 움직임이 누그러질지도 미지수다. 창조적 파괴를 한다는 자세로 획기적인 변화와 혁신조치를 내놓아 어떻게든 당의 안정을 도모해야 한다. 정 원내대표 체제에서도 여전히 계파정치에 휘둘린다면 친박과 비박의 분당은 물론 새누리 간판도 내려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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