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탄핵 소추를 이끈 ‘시민 참여의 힘’을 집단지성으로 지도(커뮤니티 맵핑)로 만들어 공유하는 시티즌맵 서비스가 눈길을 끈다. 시민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시켜 사회를 조금 더 발전시켜보자는 취지다.
시티즌맵은 2차 촛불집회가 열린 11월 5일부터 지역별 촛불 집회의 사진·영상을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집회에서 나온 소식이나 논쟁거리를 올리는 형태로 시작했다. 클라우드 컴퓨팅 기반 시스템 개발 전문 스타트업인 데이터스퀘어를 창업했던 박씨는 “(1차 촛불 집회가 열린 뒤) 시위정보를 모아둔 사이트가 없었다”며 “집회가 어떻게 이뤄지는 지를 알려주고 사건·사고가 일어나면 공유하는 게 필요하다고 봤다”고 소개했다.
최근 시티즌맵 뿐만 아니라 한 대학생이 만든 촛불 집회 현장 주변 화장실 찾기 서비스, 꺼지지 않는 촛불 어플리케이션(앱), 풍자 게임 앱까지 다양한 서비스가 나온 걸 두고 박씨는 “가려운 데가 있으면 바로바로 긁어줄 수 있는 서비스가 나오니 IT(정보기술)가 진짜 대중화됐구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으로는 전국의 1인 시위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다. 그들이 어떤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는 지를 공유하자는 것이다. 그는 “커뮤니티 맵핑의 가장 큰 힘은 정보를 공유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자정작용을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임완수 미국 메헤리의대 교수는 커뮤니티 맵핑에 관해 “시민을 참여시켜 그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시켜 사회를 조금 더 지속가능성있게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앞서 박씨는 “지난해 메르스지도를 만들 때 ‘낙타고기를 먹으면 전염된다’ 라든지 감염원인도 불분명하고 어느 병원에서 메르스가 퍼졌다는 식으로 소문만 무성했다”며 “이 소문을 취합해 시민들의 ‘투표 기능’으로 진위를 판명하게 했다”고 소개했다. 이 서비스는 SK텔레콤 ‘누구나 주식회사’의 대표인 천재해커 이두희씨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하면서 급속히 확산됐다. 그는 “당시 5일 남짓 운영했지만 제보가 1,000건이 훌쩍 넘었다”며 “시민들이 이런 서비스에 얼마나 목말라하는지 알게 됐다”며 활짝 웃었다. /정혜진기자 madein@sedaily.com
시티즌맵 서비스. 화면 왼쪽에는 각 지역에서 이뤄지는 집회 상황이 목록으로 나타나고 이를 지도 화면에서 영상이나 사진 형태로 확인할 수 있다. 오른쪽 하단 사진 제보하기 버튼을 누르면 페이스북과 연동해 제보할 수 있다. /서비스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