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대선승리 4주년 '관저에서 외로이'

19일 대선승리 4주년
당선 당일 "민생대통령 되겠다" 약속했지만
4년 뒤 지금은 관저서 법률 검토하는 신세
억울한 마음, 결백 주장 변함없어
"4주년 말조차 못 꺼낼 분위기"
앞으로도 법률 대응에 전념할 듯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로 권한이 정지된 박근혜 대통령이 19일 관저에서 쓸쓸히 대선 승리 4주년을 맞는다. “탄핵소추안에 기재된 헌법·법률 위반은 모두 사실이 아니다”라는 답변서가 18일 공개돼 민심이 더욱 악화된 터라 박 대통령의 이번 당선 4주년은 더욱 외로울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지난 2012년 12월 19일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를 꺾고 당선이 확정된 직후 “국민께 드린 약속을 반드시 실천하는 민생 대통령이 되겠다”는 첫 각오를 밝혔다. 그러나 그로부터 정확히 4년 만인 현재는 대통령으로서의 권한이 정지된 상태로 관저에서 법률 대응에 전념하는 신세가 됐다.

남은 임기 박 대통령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과 특별검사 수사에서 결백을 입증하는 일이다. 이날 공개된 박 대통령의 헌재 답변서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최순실 씨 국정농단은 사실이 아니며 입증된 바도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청와대 안팎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최 씨가 잘못한 것일 뿐 자신은 사익을 취하지 않았기에 헌법 및 법률 위반이 없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 같은 생각이 헌재 답변서에 고스란히 담겼고 특검 수사에서도 같은 논리로 대응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박 대통령은 자신을 측근 비리의 공범으로 적시한 검찰 수사 결과에 큰 실망감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심정은 국회 탄핵으로 직무가 정지되기 직전 개최한 국무총리 및 부처 장관 간담회에서 “피눈물이 난다는 게 무슨 말인가 했는데 이제 어떤 말인지 알겠다”고 한 데에 잘 나타나 있다. 탄핵 가결 전날인 8일에는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 등을 만난 자리서 20분 이상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때문에 박 대통령은 향후 특검 변호인단 및 탄핵 법률 대리인단과 수시로 협의하면서 법률 대응에 전념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청와대는 지금 대선 승리 4주년이라는 말조차 꺼내기 어려운 분위기”라면서 “박 대통령은 차분하게 법리를 검토하면서 현재 상황에 담담하게 임하고 있다”고 전했다.

/맹준호기자 nex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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